매일신문

여기는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의 격차가 심하다. 20일 오전 탁구 예선이 벌어진 올림픽 파크의 스테이트 스포츠센터.

여자 단식 32강전에 출전한 이은실(대구 경일여고-삼성생명)은 응원단하나 없이 외롭게 싸우고 있었다.

1점씩 따낼때마다 탁구 감독과 몇몇 호주 관람객이 보내주는 적은 박수소리가 전부였다. 예선이기도 했지만 그때문이었을까? 이은실은 특기인 서비스후 3구공격은 물론 스매싱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일본의 고야마에게 0대3으로 완패해 탈락했다. 반면 옆테이블에서 싸운 뉴질랜드의 리 춘리는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왕난을 맞아0대3으로 패했지만 보기드문 선전을 했다.

리 춘리는 일방적인 관중들의 응원과 스매싱을 할 때마다 기합을 넣는 파이팅으로 1, 2세트에서 17대18,15대17까지 따라붙으며 왕난을 괴롭혔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후회없는 한판이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관중들에게 한참이나 손을 흔들고서 퇴장했다.

이날 오후에 있었던 달링 하버 컨벤션 센터의 역도 경기장.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중국선수가 불참해 김순희의 메달권 진입은 물론우승 가능성도 어느때보다 높은 여자 역도 -79kg급 경기가 열렸다.

이 곳에서도응원단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은 3명이나 동률이 돼 계체량으로 메달의 향방이 갈렸지만, 우승을 차지한 콜롬비아의 우루티아의 경우, 출전할 때마다 엄청난 박수로 후원한 응원단의 힘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김은 결국 4위로 밀려나입상하지 못했다.

이밖에 권투나 조정, 하키 등 비인기 종목에서는 해당경기단체 임원을 제외하면 응원단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반면 메달 획득 가능성은 낮지만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등과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양궁, 유도 등에는 대규모 응원단이 몰려 이들종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시드니에서 정지화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