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의총.최고위원 간담회

민주당은 19일 의원총회와 긴급 최고위원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특검제 수용 여부와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논란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당내 의견수렴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중진과 초재선 의원들이 지도부의 수습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야당의 특검제 요구 수용 검토를 주장하는 등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날 의총에서 조순형.김경재.박인상.박종우 의원 등은 한빛은행 사건과 관련, 국민의 불신을 이유로 특검제 도입이나 대검 중수부에 의한 재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김희선 의원은 "박지원 장관이 억울해도 뒤집어 쓸 때는 뒤집어 써야 한다"며 박 장관의 용퇴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고 상당수 의원들이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박광태.함승희 의원은 "지도부가 신중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는 상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면 야당측에 빌미를 줄 수 있다"며 "이번 한빛은행 사건은 특검제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의원총회는 3시간여에 걸친 토론에도 불구,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끝이 났다. 다음은 주요 발언요지.

▨박인상=여당은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루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상처가 깊어진다. 국회를 하루빨리 열고 비리는 서둘러 차단해야 한다.

▨박광태=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함승희=특검제는 좋은 제도이지만 한빛은행 사건은 특검제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김희선=국민들이 아무도 믿지 않는다. 누군가가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 박지원 장관이 용퇴해야 한다. 억울해도 책임질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 뒤집어 쓸 때는 뒤집어 써야 한다.

▨박종우=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앞으로의 검찰 발표도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YS는 아들을 구속했었다. 힘있는 정부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가능하다.

▨조순형=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지도부의 새 진용을 짜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한빛은행 의혹은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필요하면 특검제라도 도입해야 한다.

▨송훈석=한빛은행 문제는 법적으로 접근하면 안되며 도덕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책임있는 사람은 인사조치해야 한다.

▨김경재=최고위원들이 대통령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넘지 못하고서야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저해되는 요인은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 특검제를 거부하면 뭔가 감추고 있는 것으로 오해받는다.

한편 이날 저녁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간담회에서도 특검제와 박 장관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박 장관 거취와 관련, 일부 참석자들은 "다리 하나를 잘라내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본인을 위해 자진사퇴가 현명하다"고 용퇴론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들은 21일 청와대 주례보고 때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국타개책을 건의키로 했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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