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금동원능력 한계 노출

현대자동차가 대우차 단독응찰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대우차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현대의 파트너인 다임러의 '동참'이 없을 경우 결국 GM의 단독입찰로 인수전 구도가 판가름나게 된 것이다. 특히 다임러는 주식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돌아가면서 대우차 입찰을 포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GM의 단독입찰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물론 현대차는 다임러와의 협의가 '진행중'이라는 단서를 내걸고 인수참여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현대차 단독응찰 왜 포기했나 =한마디로 인수여력이 없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대우차 인수를 통한 국내 일사(一社)체제의 구축이 현대차로서는 숙원사업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재정상태로는 자금동원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방침에는 대우차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못하다는 판단도 감안됐다. 정몽구 회장은 "내수시장이 한계에 달한데다 모델도 중복돼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계열분리에 따라 자동차 소그룹의 '연착륙'이 긴요하고 기아차 정상화도 미완의 과제라는 점도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는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주가하락이 보다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는 대우차 입찰에 따른 시장의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강곡선을 그리다가 19일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의 조건부 단독응찰 허용 발언으로 곧바로 하한가를 쳤기 때문이다. 특히 헐값매각을 우려한 정부가 현대차를 일종의 '끼워넣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가회복이 기대난이라는게 증권가의 시각이었다.

쭑다임러의 향배가 관건=현대차의 단독응찰 포기 선언으로 대우차 인수전은 다임러의 최종결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는 포드의 인수포기 선언 당일인 15일 "대우차에 관심이 없다"고 공식발표한데다 실제로 다임러로서는 대우차인수의 전략적 가치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인수전 참여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GM으로서는 일단 호기를 맞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다임러 컨소시엄이 도중하차할 경우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사실상 수의계약 형태로 협상을 끌고 나갈 수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가격을 당초 4조6천억원대보다 크게 후려칠 것으로 업계는보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도 GM이 단독입찰할 경우 헐값매각 가능성이 높고 고용보장이나 협력업체 유지측면에서 '안전장치'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몹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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