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 토인들과 접촉하면서 문명세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콜럼버스 일행을 '신이 보낸 사자'라고 믿으며 진귀한 선물들을 줬다. 그 중의 하나가 담배다. 기원전부터 야생종으로 분포돼 있던 담배를 원주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피웠겠지만, 1543년 스페인의 한 학자에 이어 많은 학자들이 담배의 효능에 대해 발표한 뒤 전 세계에 애연가들이 급격하게 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담배가 '의학적 효능'은 커녕 죽음을 부르는 '저승 사자'로 그 운명이 바뀌게 됐다. 인류의 공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 인구 중 남자는 47%가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해마다 350만명이나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손해배상 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68.2%로 세계최고 수준이며, 고3 남학생의 흡연율은 41.6%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9월 50대의 폐렴환자가 흡연 피해 소송을 제기한 뒤 담배 피해에 대한 보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흡연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간접흡연도 폐암의 원인이라는 정부 산하 담배 전문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와 화제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이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영남대 환경공학과 등에 의뢰해 이뤄진 이 연구보고서는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 5개비를 따라 피우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간접흡연자도 담배 피해를 흡연자의 4분의1 정도 입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또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20년간 여성은 흡연율이 남성에 비하면 10%에 불과한 데도 폐암 사망률은 남성보다 되레 2배나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여성들이 간접흡연과 같은 폐암 발생 요인에 더욱 심각하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담배 연기 안 마실 권리'가 심각한 세상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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