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1일 부산역에서 열린 대규모 장외 투쟁을 통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경제 실정, 대북 정책등을 싸잡아 비난하며 대여 투쟁의 수위를 계속 높여갔다.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인 이날 집회에서 한나라당은 "국민의 소리를 보지도 듣지도 않으려는 오만한 정권이 나라를 파탄으로 몰고 있다"며 특검제 수용과 박지원 전 장관 구속, 파행 정국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빗속에서 강행된 이날 집회에는 대구.경북은 물론 서울 지역 지구당에서까지 전세버스를 이용, 당원들이 집결했으며 곳곳에 현 정권을 비난하는 각종 플래카드가 내걸려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회창 총재는 "모든 국민이 한 사람의 고집앞에 망연히 서 있다"며 "아집과 오만을 버리고 특정 지역과 정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으로 돌아오라"고 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강하게 비난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현 정권은 국민과 야당의 길을 막고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안달이 난 정권"이라며 "김정일에게 통일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닦아주려고 하는 게 아닌지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총재는 선거사범 축소수사와 한빛 은행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라고 여당에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당 소속 부총재들이 잇따라 연사로 나와 '민생파탄'과 '대북정책', '권력형비리' 등 각 주제별로 꼬집어가며 현 정권을 규탄했다.
김진재 부총재는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다 의료대란으로 국민들은 사오마이 태풍보다 더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민심은 이미 오래 전에 이 정권을 떠났으며 야당은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용 의원은 "안보 논리속에 50년 동안 키워온 이 나라가 2년 반만에 무너지고 있다"며 대북 정책을 비난한 뒤 "노벨상 환상에 젖은 대통령이 자존심과 원칙도 없이 북에 끌려다니며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당 소속 의원 대다수가 참가했으나 장외투쟁을 반대해온 박근혜 부총재는 "국회의원은 국회에 있어야 한다"며 불참했다. 이 총재와 당 3역 등 지도부와 참석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대형태극기를 앞세운 채 시민회관 앞까지 3km 가두 행진을 벌였다.
李宰協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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