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천군민 "경사났네"

예천군청 양궁선수단 아줌마 궁사 김수녕(29)선수의 경기장면을 TV 앞에서 가슴 조이며 지켜보던 동료선수들과 6만여 예천군민들은 김 선수가 21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 환호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충북 청원출생인 김 선수는 지난 93년 은퇴후 94년 이기영(30·체육교사)씨와 결혼, 딸 지원(6) 아들 정훈(3)을 키우며 살림을 잘하는 아줌마로 정평났다. 그런 김 선수가 다시 활을 잡게 된 동기는 남다르다.

지난해 7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양궁이 단체전 16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자 대한양궁협회 정몽구 명예회장이 "수녕이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말을 한것. 이에 따라 협회임원들이 김 선수를 찾아 양궁재개를 권유, 올 1월 예천군청 양궁선수단에 입단하는 결단을 내린 것.

긴선수가 양궁을 재개하면서 경제적으로 조건이 좋은 실업팀의 권유를 뿌리치고 예천군청에 입단한 것은 예천이 전통적인 양궁 고장으로 김진호 선수를 배출한 고장에다 군민 모두가 양궁에 대한 관심이 높아 마음 편하게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

김 선수의 동료인 김음미(20·예천군청) 선수는 "수녕 언니가 어린 아들과 떨어져 훈련을 하면서 밤이면 아들생각 때문인지 밤잠을 제대로 못이루고 혼자 밖에 나가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때 한편으로는 애처로워 보이고 한편으로는 수녕같은 선배와 함께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며 김 선수가 금메달을 딴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예천군청 직원들도 김 선수의 단체결승전 경기 중계를 보기 위해 모두들 TV앞에 모여 시합장면을 지켜보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박수와 환호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장용현 양궁선수단 감독(예천군청 문화관광과장)은 30도가 넘는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땀흘린 대가라며 김 선수의 쾌거에 고마움을 표했다.

예천·權光男기자 kwonk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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