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8일에는 대구집회를 부산보다 더 크게 열 것이라고 한다. 거리정치의 선봉에 서 있는 이회창 총재 추종자들은 대구에 이어 대전에서도 집회를 하자고 주장한다.
추석 전의 인천과 서울집회 당시 한나라당은 전국에서 당원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몇 만 명이 모였다면서 국민의 소리라고 주장했다. 부산집회도 마찬가지였다. 영남권 각 지구당에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물론 비영남권에서도 지원부대가 왔다고 한다. 당원동원을 위한 대형 버스들이 줄을 잇는데도 자발적 참여라며 집회가 성공적이었다고 강변한다.
대구에 오겠다는 이 총재와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몇 가지 묻고 싶은 대목이 있다. 길바닥에서 국정이 파탄났다고 외치면서도 자신들의 행동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은 아닌지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또 날마다 연중 최저치를 경신중인 주식시장에서 터져나오는 개미군단들의 한숨 소리를 들어본 적은 있는가. 혹시 나라가 절단이라도 나면 대권은 내(우리) 것이라는 그야말로 기막힌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부산집회에 10억원이 들었다는 것이 여당의 주장이다. 딱 잘라 5억원만 들었다고 해도 그게 어디 적은 돈인가. 직원들의 월급을 미루고 감봉조치를 내린 것이나 전기.수도 요금을 못 낸 일 등은 집안사정이라고 치자. 그러나 태풍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단 돈 몇 푼이 없어 시름 속에 추석을 맞았고 또 겨울 나기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여당만의 걱정거리인가.
차라리 집회에 들인 비용으로 수재의연금을 내든가 아니면 수해피해가 집중된 영남지역이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생각한다면 감사의 표시로라도 쓰러진 볏단 세우기나 수해복구에 당원들을 동원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었을까.
이런 이유만으로도 대구집회는 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밥이나 떡이 생기는 일도 아닌 한나라당의 집회는 가뜩이나 대형 부도사태로 시름에 찬 대구시민들에게 짜증만 더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제발 국회로 돌아가라.
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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