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와 당 지도부가 '특검제 도입 후 국회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은 채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국회등원론이 확산되고 있다. 장외투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부산집회에 불참했던 박근혜 부총재를 비롯 김덕룡 부총재와 박관용. 손학규의원등 비주류 4인은 22일 회동을 갖고 "이제는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경제 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마당에 더 이상의 장외집회는 득보다 실이 많은만큼 국회에 들어가 대여 투쟁을 벌여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공격했다. 박 부총재는 이미 부산집회전 "한나라당은 과거 야당의 투쟁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으며 김 부총재는 "정국 경색은 여야 모두 당내 민주화를 이루지 못한 탓"이라며 "지도부가 장외투쟁을 계속 고집한다면 혼자라도 국회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부영 부총재는 이날 오전 이 총재를 만나 "민주당 내에서도 특검제 수용 주장이 나올 정도로 장외집회의 성과를 올린 만큼 이제는 여당과 협상에 나설 때"라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최병렬 부총재도 대여 협상 재개론을 펴고 있다. 장외투쟁 카드는 가지고 있되 여야 중진회담이나 영수회담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경북 의원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대부분 공식적으로는 지도부의 방침을 인정하지만 조심스럽게 등원론을 펴는 의원들도 적지않다. 이들은 25일 모임을 갖고 대구 집회를 할 것인지 여부와 함께 강행한다면 어디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박근혜.강재섭 부총재를 제외하면 대부분 총재 의중을 거스르지않고 있지만 25일 모임에서는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기배 총장은 "특검제가 될 때까지 극회 등원은 있을 수 없다"며 등원론을 "당의 진로를 모르는 쓸데없는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장외투쟁의 열기를 식혀서는 안된다"며 예정된 장외집회를 강행하자는 입장이다. 22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는 아예 "대구.대전 집회를 부산보다 더 큰 규모로 치르도록 총력을 기울이자"는 결론을 내렸다.
장외투쟁을 계속한다는 이 총재의 입장도 아직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총재실 주변에서는 "이 총재가 장외투쟁에 대한 당내 의견 및 여론의 향배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외투쟁을 계속할 경우 비주류들의 공격이 더욱 거세져 이 총재와 주류측이 국회 거부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않아 내주가 국회 정상화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徐泳瓘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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