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운영씨 등 관련자 진술 평행선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가 제기해온 대출보증 외압의혹과 이씨의 개인비리 혐의를 둘러싸고 이씨와 관련자들간의 진술이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이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이를 뒷받침할 물증으로 자신에게 대출보증 사례비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J사 대표 김모씨와의 전화 녹취록을 제시했다.이씨는 또 다른 업체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도 '강압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검찰조사에서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가 제시한 녹취록이 오히려 이씨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녹취록에서 이씨가 "내가 돈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잖아요"라며 어떤 반응을 유도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인 김 사장도 "그런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면서도 "200만원인가를 회식이나 하라고 준 것 같다"고 간접 인정한 부분이 있기 때문검찰은 이씨에게 돈을 준 다른 업체 대표들로부터 "돈을 준 사실이 있고 강압은 없었다"는 진술을 받아내 이씨의 수뢰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1천400여만원의 수재 액수에 포함된 골프채 3개에 대해서도 이씨는 "시타용으로 한번 쓰고는 인수증을 받고 돌려줬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사직동팀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4월22일이후 돌려줬기 때문에 수뢰의사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씨의 해명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외압의혹도 수사 초반부터 이씨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씨 형제, 당시 영동지점 관계자들 간의 진술이 엇갈려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씨가 지난해 3월 이씨에게 요구했다는 대출보증 액수를 이씨는 15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박씨는 10억원, 당시 영동지점 차장 김모씨는 5억원이라고 각각 진술, 3자 대질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출보증 액수는 이씨가 주장한 외압의혹의 핵심인 박지원 전 장관의 보증압력 전화와 관련돼 있어 반드시 진실을 가려야 할 중요한 단서.

박씨 형제가 대출보증을 요구할 당시의 영동지점 분위기를 놓고도 이씨는 "고성이 오가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였다"고 한 반면 박씨 형제와 이씨의 개인비리를 제보한 전 영동지점 차장 김씨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선물이 오갔다"고 진술, 양측 주장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검찰은 양측 주장을 둘러싸고 야기되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진술을 가감없이 받아낸 후 진술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근거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진술은 있되 물증이 없는 이번 사건의 특성상 검찰수사는 난항을겪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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