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엄호성의원 '이운영 배후설'파장

◈민주당

민주당은 22일 한빛은행 대출 외압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의 '이운영(李運永) 배후'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공작의 실체가 한나라당으로 드러났다"며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를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고 당6역회의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소집, 엄호성 의원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사직당국 수사와 함께 한나라당의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오전 당6역회의 인사말을 통해 "수배중인 범인을 오랜기간 비호.조롱한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이 총재가 이 사실을 보고받고 관련됐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총재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도 "과거 민주인사들을 음해하고 공작한 무리들이 이운영씨를 비호했다는 것을 한나라당 의원이 양심선언을 한 만큼 한나라당은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되, 검찰수사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차분히 대응하고, 이 총재 사퇴주장도 수사를 통해 관련사실이 드러날 경우 제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22일 엄호성 의원의 언론 인터뷰로 '이운영 배후설'이 돌출되자 파장확산을 경계하며 긴급진화에 나섰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엄 의원이 술자리에서 나눈 몇마디가 지나치게 과장 보도됐다"면서 "한나라당이 이씨를 숨겨두고 배후조정해 온 것처럼 떠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엄 의원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지난 20일 기자와 얘기했을 때 '이운영 씨는 정말 불쌍한 사람이다. 내가 정식으로 변호인이 되면 이런 사람을 도와줘야겠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인데 의도와 달리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엄 의원은 "간접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이운영씨에게 도피를 하라든가, 언제 검찰에 출두하라든가 등의 조언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또 그는 "이번 사건이 처음 보도될 때부터 직감적으로 뭔가 흑막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도와줄 기회가 있으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민주당에서 나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일이며, 추후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당 인권위 소속변호사 26명은 검찰에 자진출두키로 했던 이씨를 체포한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높고, 결국 이번 사건이 권력형 비리가 아닌 이씨 개인의비리로 축소,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며 집단변호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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