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길거리에 서있는 동상이 갑자기 말을 걸거나 어깨를 툭 친다면? 누구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림픽을 맞아 호주시내 곳곳에는 갖가지의 방법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인간 동상도 그 한가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멀리 바라다 보이는 서큘러키 광장 한 모퉁이에는 영국 신사복장의 동상이 서 있다. 중절모와 멋진 턱시도, 지팡이까지 들고 있는 은회색빛의 이 동상은 사실은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다.
옷은 물론 얼굴, 모자, 지팡이 등 모든 것을 은회색으로 칠하고 발밑에는 동상 받침대같은 상자까지 받치고 서 있기 때문에 말을 걸거나, 움직이지 않는다면 모두가 동상으로 오해할 정도. 평소에는 능청스럽게 먼 곳을 쳐다보면서 가만히 있다가 사람이 근처로 지나가면 갑자기 말을 걸거나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다가서면 불쑥 악수를 청해 깜짝 놀래킨다. 한가지, 좀 유심히 살펴보면 동상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하는데, 그것은 그의 발밑 1m쯤 앞에 있는 동냥 쪽박. 주로 잔돈이 많지만 사진이라도 찍으려면 5호주달러(한화 약 3천원) 이상의 지폐를 넣어야 한다.
올림픽을 맞아 관광객을 상대로 이렇게 기묘한 방법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플루트나 색소폰 등 악기를 들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지하철이나 길모퉁이에서 연주를 하며 구걸을 하거나 횃불돌리기, 손가락 위에 공굴리기 등의 묘기를 선보이며 구걸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드니에서 정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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