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라톤 '속도전'에 사할

당초 40㎞서 앞당겨선두 독주구축 전략

"마라톤 메달색깔은 30㎞~35㎞에서 바뀐다"

한국 마라톤의 기둥 이봉주(30·삼성전자)가 결전을 닷새 앞둔 26일 금빛 레이스전략을 확정했다.

33㎞부터 800m가량 이어지는 오르막과 이후 1.2㎞의 내리막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월계관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승부처가 당초 40㎞ 오르막에서 7~10㎞ 크게 앞당겨진 셈이다.

이봉주의 전략 수정은 24일 예상밖의 스피드 싸움으로 펼쳐진 여자마라톤의 기록을 염두에 둔 결과다.

다하카시 나오코(일본)는 33㎞ 오르막에서 스퍼트에 돌입, 공동선두였던 리디아시몬(루마니아)을 35㎞ 지점인 하버필드에서 2초차로 제친 뒤 36.3㎞ 오르막에서 더욱 스피드를 올려 38㎞에선 시몬을 23초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승부처를 앞당긴 결정에는 이처럼 레이스가 지구력이 아닌 스피드 싸움이 될 가능성이 십분 고려됐다.

오인환 코치는 그러나 초반부터 스피드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오 코치는 "여자 레이스가 빨랐지만 초반에 무모하게 승부수를 띄울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25.2㎞에서 30㎞까지의 난코스에서 선두그룹이 형성되고 이후 본격적인 메달 각축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단 우승후보가 4~5명에 불과한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는 정상급 선수만 30명에 이르러 눈치작전이 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막판에 스피드 싸움이 되면 불리한 만큼 33㎞ 부근에서 먼저 선두로 나서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작전이 맞아떨어진다면 10월1일 오후 이봉주는 퀸스로드의 중간 지점인 33㎞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시작, 하버필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서 금메달을 향한 독주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달 30일 시드니에 도착, 보름간 하루 최고 50㎞의 강훈련을 소화한 이봉주는 25일부터 식이요법을 시작했으며, 28일 낮 백승도(한전), 정남균(한국체대)과 함께 뉴잉턴 올림픽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이봉주는 입촌 후 레이스 전날까지 오전과 오후 각각 70~80분간 가벼운 조깅을 통해 결전에 대비한다고 밝혔다.

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는 "아픈 곳도 없고 기분도 상쾌하다"며"체력과 스피드가 어느 때보다 좋아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전을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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