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상회담 후 진행사항 재점검하죠",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 27일 시작

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27일 북측 대표단의 제주 도착을 시작으로 3박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정상회담 이후 100여일간 진행된 각급 회담의 성과와 합의사항을 재점검하고 성실한 실천을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기존 합의사상에 대한 검토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지난1,2차 때 대표로 참가했던 김영신 문화성 부상을 허수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총사장 겸 무역성 광명성 지도국장으로 교체해 앞으로 회담에서 경제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은 이날 낮 중국항공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항공편으로 제주로 이동, 제주롯데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 첫날인 27일 우근민 제주지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 후 28일과 29일 오전 두차례 회의를 갖고 오후에는 각각 여미지 식물원 분재예술원, 항몽유적지, 한라산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북측 대표단은 또 회담 마지막 날인 30일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한 뒤 오후 항공기 편으로 김포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떠날 예정이다.

서귀포=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남북관계 속도조절 전망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남북관계의 속도를 조절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 2차 회담과 두 차례의 적십자 회담, 특사회담 등에서 쏟아놓은 합의사항들을 재점검하고 향후 추진 방안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당국자도 "이번 회담에서는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이 회담 성격을 규정하는데는 우리 내부의 속사정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북측 변화 속도와는 상관없이 우리측에 의해 너무 일방적으로 앞서간다는 지적이 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이번 회담에서는 그동안 합의된 사항중 재점검이 필요한 사안과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사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우선 지난 2차 회담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던 식량차관 문제가 논의될 것이 확실하다.

이 문제는 26일 끝난 제1차 남북 경협 실무접촉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사안이지만 식량문제를 제기한 당사자인 북측 전금진 단장이 참여하는 만큼 구체적인 제공시기와 규모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차 금강산 적십자 회담에서 100명에 대해서만 생사확인을 하도록 해 실망을 안겨준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물론 북측의 사정에 의해 적십자 회담에서 양해한 사안이지만 전체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한 생사확인을 요청했던 우리측 입장에서는 이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북측이 요구한 컴퓨터 지원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경의선 연결과 도로 건설과 관련한 후속조치와 임진강 유역 공동수해 방지,재일 거류민단의 북측 고향방문 문제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 연결과 관련해서는 이미 남측에서 기공식을 가졌고 국방장관 회담에서 군사적 협력을 합의한 만큼 공동역 설치 등 후속조치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또 임진강 유역 공동수해 방지를 위한 남북 양측의 실무접촉 일정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거류민단의 북측 고향방문은 1차 장관급 회담 합의로 총련계 동포의 남측 고향방문이 성사된 만큼 상호주의 입장에서 논의될 것이 확실하다.

서귀포=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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