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산책 겸 운동 겸해서 범어동 뒷산에 오른다.많은 사람들의 틈새로 오르다 보면 철따라 등산로 군데군데에 수줍은듯 다소곳이 고개 숙여 반기는 봉숭아, 분꽃 등이 산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처음에는 공무원들이나 군인들이 의무적으로 이 꽃길을 가꾸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성씨 할아버지라 불리는 70세 가량의 노인이 혼자 이 꽃밭을 가꾸는 것이 아닌가.
등산로 곳곳에 자리잡은 꽃은 그 수가 생각보다 많다. 이 많은 꽃들을 혼자서 가꾼다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니면 안된다. 그런데 소리없이 이 많은 꽃들을 혼자서 가꾼다는데 매일 산을 오르는 사람으로서 정말 고마움을 느꼈다.
올봄에는 날이 가물어 집에서 직접 물을 길러 고무통에 물을 저장해가며 꽃을 가꾸었다고 한다.
그 정성의 대가인지 지금은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 산을 오르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순화시켜준다.
남들이 자기 한몸 건강하자고 운동하는 시간에도 쉼없이 꽃을 가꾸는 그분이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윤 육 한(대구시 범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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