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첩장도 개성시대

"틀에 박힌 청첩장은 더이상 싫어요".세태가 달라지면서 청첩장도 개성시대를 맞고 있다. 남 다르길 고집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청첩장을 설계해 주문하는가 하면, 아예 e메일로 동영상 청첩장을 띄우고, 휴대폰 청첩장을 보내는 경우까지 있다.

내달초 결혼하는 대구 신현철(29·내당동)씨는 '비장한 각오'를 담은 은장도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약속'을 청첩장 표지에 새겨 넣었다. "겨울 들판 위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 처럼 큰 사랑과 믿음으로 하나가 되고자 합니다". 뒷면을 차지한 것은 만나 결혼하게 된 사연.

그러나 이 청첩장은 친구·선배들에게 부친 것. 때문에 그 외에도 두가지 종류를 더 만들었다. 하나는 부모님이 다른 어른들께 보낼 내용 무난한 것, 또하나는 교회 다니는 장인·장모가 부치기에 적합한 것.

특별한 것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한가지 청첩장은 재미 없어 보인다. 신씨처럼 세가지 종류는 아니더라도 친구, 부모용 두가지 종류로 청첩장을 만드는 것이 기본으로 통하고 있다.

부피가 여러 장으로 두터워지기도 한다. 얼마전 결혼한 대구 이상무(32·평리동)씨의 청첩장은 4장에 걸쳐 얘기를 풀었다. "우리가 함께라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행복하게 살겠습니다"하는 문구, 커플이 손을 꼭 쥔 모습 등 사진도 실었다. 친구·선후배들에게는 e메일로 청첩장을 보냈다.

청첩장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보면 별의별 기발한 청첩장들이 허다하다. 대구에서 운영되는 청첩장 전문 쇼핑몰 '네오라인'(www. neoline.co.kr)은 개성파·귀족파·왕족파·실속파 등으로 나눠 견본을 보이고 있다. 인사말도 "개봉박두-결혼이야기, 평생 단 1회만 상영하오니 놓치지 마세요"하는 발랄한 것에서, 정중하기 짝이 없는 것까지 고루고루.

이 회사 이동곤씨는 "청첩장을 한 종류만 만들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했다. "신세대들은 표지 그림부터 인사 문구, 서체, 약도 등을 마음에 드는 스타일로 주문하고, 심지어 견본에 없는 스타일까지 특별 주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