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치한 싸움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측의 낯 부끄러운 싸움이 며칠째 이어졌다. 양 진영의 싸움은 YS의 단골로 알려진 부산의 한 식당 주인이 '누구를 지지 하느냐' 여부.

21일 부산 집회차 내려간 이 총재가 당직자들과의 조찬모임에서 "YS의 단골식당 주인이 이제는 총재님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식당 내실에 YS와 찍은 사진 대신 나(이 총재)와 찍은 사진을 걸어 놓았더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면서부터 전직 대통령과 야당 총재의 '유치한' 싸움이 시작됐다.

이 총재의 발언이 보도되자 YS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김 전대통령을 음해하는 이 총재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으며 문제의 식당 주인까지 '성명서'를 냈다. 식당주인은 "지금까지 김 전대통령을 지지해왔고 그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이 총재의 발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YS 진영이 발끈하자 이 총재측은 슬그머니 넘어가려 했으나 26일 식당 주인이 상경, 소동은 다시 이어졌다.

상경한 식당주인은 상도동을 방문, YS와 점심을 함께하고 "이 목숨 다할 때까지 받들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뒤 국회 박종웅 의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한다는 비난전화에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때 박 의원실은 찾은 한나라당 원외지구당 위원장 4명은 "하찮은 문제로 YS와 박 의원이 이럴 수 있느냐"고 이 총재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박 의원의 처사에 항의하며 "YS 대변인 노릇을 하려면 탈당하라"고 항의했다. YS 대변인격인 박 의원도 "정치적 판단은 내 몫"이라며 맞고함을 쳤다.

소동 중에 찾아온 이 총재의 특보 이원창 의원은 "이 총재가 식사중에 우연히 식당얘기가 나와 내 사진도 걸려 있더라고 한 것 뿐인데 왜 이 난리들인지 모르겠다"며 박 의원과 고성을 교환했다. 그러나 국회 주변에서는 "야당 총재가 일개 식당 주인의 지지여부를 자랑한 것이나 사소한 일에 흥분하는 전직 대통령의 반응 모두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徐泳瓘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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