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곽 잡히는 조증 외압 수사

검찰이 아크월드 전 사업본부장 육상조씨에 이어 신용보증기금 손용문(전무) 전 이사를 조사함으로써 대출보증 외압의혹사건의 대체적인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손씨는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이운영씨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씨, 최수병(한전 사장) 신보 전 이사장 등과 모두 연관된 핵심인물이어서 그의 진술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의 기본구도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선 손씨로부터 이씨에게 '아크월드를 도와주라'고 두차례 압력성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화를 이번 사건의 핵심의혹인 박지원 전 장관의 전화압력과 직접 연결짓기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그 근거로 손씨와 박씨, 그리고 두 사람을 소개해준 건자재업체 사장 배모씨 사이의 특수한 관계를 들고 있다.

손씨와 배씨는 30대 초반부터 22년 지기로 매우 절친한 사이였고 박씨는 사업상 배씨와 알게 된 뒤 수억원을 빌려 배씨와 박씨는 채권.채무자 관계라는 것이다.따라서 신보 대출보증에 목을 매고 있던 박씨의 사정을 잘 아는 배씨가 절친한 친구인 손씨에게 보증문제를 잘 해결해줄 것을 부탁했고 이 때문에 손씨가 이씨에게 전화를 걸게 됐다는 것이 지금까지 3자를 조사한 검찰의 잠정결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장관을 소환하기는 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선 전 장관을 추궁할 만한 뚜렷한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의외의 인물로 떠오른 육씨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팀이 "진척이 있다"고 말해 뭔가 새로운 물증을 발견하거나 진술을 받아냈음을 내비쳤다.

모호한 진술로 의혹을 부추겼던 돈이 든 '케이크 상자'는 조사결과 육씨가 영동지점장실에 보낸 것이 아니라 이씨의 집으로 직접 배달시켰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씨는 육씨로부터 받은 케이크를 다음날 지점에 들고와 상자 속에 들어있던 장문의 편지를 직원들에게 읽어주며 '아크월드가 이만큼 어려운 회사'라고 얘기했다는 관련진술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의혹을 주장한 당사자인 이씨는 이제야 변호인 입회 하에 외압의혹부분의 기초적인 진술을 하기 시작한 상태여서 수사가 단시간내에 종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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