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유국-소비국 막판 힘겨루기

세계 원유 공급 문제가 산유국 모임인 OPEC와 소비국 모임인 IEA(국제에너지기구)의 기구간 정면 대치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계속돼 온 고유가 문제가 이번을 계기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OPEC는 한국시간 28일 새벽 2시30분 사상 두번째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소비국들이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시장을 교란하면 생산량을 더 줄이겠다"고 경고한 반면, IEA는 일주일 후(10월4일) 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공동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OPEC 정상회의는 "이를 계기로 소비국과의 대화를 연다"는 방침이어서, 충돌 보다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OPEC는 현지시간 27일 오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창설 이후 40년만에 사상 두번째 정상회담을 이틀 일정으로 시작했다. 11개 회원국 정상 혹은 대리인들의 연설로 시작된 회의에서 OPEC의장인 베네수엘라 로드리게스 석유장관은 "국제 원유가 안정을 위해 또다시 산유량을 감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태도는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비축유를 방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후 형성된 것이며, 그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미 비축유 방출을 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내일 발표할 폐막 성명 문안에 이미 실무적 합의를 마친 상태이며, 비축유 방출과 관련한 산유국의 입장 정리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OPEC이 이번 회의에서는 개괄적인 사항만 토론한 뒤 11월로 예정된 다른 회의에서 구체적 대응책을 내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산유국 대 소비국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도 있어, 어떤 형태로든 앞으로의 원유가 문제에 큰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 역시 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공급 확보를 책임지고 있는 IEA는 다음달 4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소집, 비축유 방출을 포함해 원유 문제에 대한 전반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스페인 총리는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15개 회원국이 일제히 비축유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국제 원유 가격은 현지시간 26일과 27일 이틀간 소폭의 등락만 기록하며 30~31달러 선에서 정체되는 현상을 계속했다. 27일 경우 뉴욕시장에선 최고 32.2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31.46달러로 전날 보다 0.04달러 내리는 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런던의 마감 장세는 0.12달러 오른 30.54달러였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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