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대형 슈퍼마켓 생존전략,대형 할인점 틈새 경쟁력 찾기

대형 할인점 틈바구니에 있는 중대형 슈퍼마켓들은 모두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을까.

내년 연말까지 대구에 문을 열거나 공사에 들어가는 1천평 이상의 할인점은 모두 27개로 예상된다. 가장 위협을 받는 쪽은 매장 규모가 200~500평의 중대형 슈퍼마켓. 이미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점포도 생긴다.

그러나 상당수 중대형 슈퍼마켓들은 할인점의 상권 침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겠지만 나름대로 대응 전략을 세우면 특정 상권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중대형 슈퍼마켓 경쟁력 갖기의 방안들이다.

▲할인점을 본뜨지 말라

아파트 대단지를 중심으로 중대형 슈퍼마켓은 대구에만 50~60개로 추정되고 있다. 매장 규모가 300평 안팎인 이들 점포는 대형 할인점 러시와 무관하게 우후죽순격으로 늘었다. 중대형 슈퍼마켓의 가장 큰 문제는 수천평 규모의 대형 할인점과 상품 구색을 비슷하게 맞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이호욱 부점장은 "예를 들어 중대형 슈퍼마켓이 대형 할인점을 따라간다고 소형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매장 특징을 죽이는 일"이라며 "특정 상권을 겨냥한 중대형 슈퍼마켓은 철저하게 1차 상품 중심 으로 매장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시장을 조사하라

3천평 규모의 지역 한 할인점은 매장을 열기 전 1천가구에 이르는 상권 내 가정을 방문, 냉장고 안에 있는 모든 음식을 분류해 매장을 구성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점포는 현재 단일점포 매출로 전국 할인점 1~2위를 다투고 있다. 시장 조사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중대형 슈퍼마켓의 특성상 사장 1인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중대형 슈퍼 경영자가 주변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생활패턴, 구입물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 조사를 통한 데이타가 있으면 상대적 우위에 있는 대형할인점과 차별화한 전략으로 맞설 수 있고 '우리 점포만의 독특한 장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상권을 확대하라

다음은 350평 규모의 지역 중대형슈퍼마켓의 사례. 경영자가 바뀐 뒤 1년만에 매출이 50% 가까이 늘어났다. 반경 2km 안에만 국한돼 있던 상권을 반경 8km로 늘려 매월 수백만원의 판촉비를 추가로 사용했다. 상권 확대 2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하루 매출이 수백만원씩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무조건 상권을 확대하기보다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한 뒤에 선택한 결정이었다. 이 점포 운영자는 "상권 특성,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기초 생필품을 중심으로 상권을 확대하는 것이 무관하다고 판단했다"며 "상권 확대 후 매출이 늘어나 소비자들에게 더욱 싼 값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 만족이 고객 만족이다

중대형슈퍼마켓은 대체로 저임금 구조에다 고객 친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국내외 대형할인점들은 이미 직원 관리 체계를 갖추고 '직원만족이 곧 고객만족'이라는 운영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일부 대형점은 여전히 상하 전수를 기본으로 하는 '도제식' 운영시스템을 갖고 있어 경쟁에 뒤처지는 실정이다.

대형할인점의 '매뉴얼화'한 시스템 도입이 어렵다고 해도 중대형 슈퍼 운영자는 직원 만족을 통한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친절도를 개인의 자질에 의존하기보다 친절을 통한 고객 봉사가 곧 자신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 일정 판매량 이상을 기록했을 때 특별보너스를 주는 것은 기초적인 직원만족 프로그램이다.

신세계백화점 박철영 홍보팀장은 "할인점이 모두 살고 중대형슈퍼마켓이 모두 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할인점 중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포가 나오고 슈퍼마켓 중에서도 반드시 성공하는 사례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할인점이든 중대형슈퍼마켓이든 시스템으로 승부를 거는 쪽이 시장에 살아남을 것이라는 당연한 지적이다.

全桂完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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