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여성 특유의 기질 살려,여자 농구 첫 메달권 진입

신장이 절대적 조건인 농구 경기에서 키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이고 다양한 수비로 한국 여자농구가 4강의 벽을 뚫었다. 27일 시드니 올림픽파크의 슈퍼돔에서 강호 프랑스를 꺾고 84년 LA올림픽 이후 처음 4강 진출에 성공한 여자농구팀 유수종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팀은 힘든 경기가 예상되는 미국과의 준결승에 대해서도 "부담없이 남은 힘을 모두 다 쏟으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저녁시간에 방영된 올림픽 여자농구 대 쿠바전을 TV로 지켜본 시청자들은 한국여자농구팀이 다양하게 수비를 변화시키며 상대 공격진영을 흐트릴 때마다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외곽에서 한번씩 3점슛을 때릴 때마다, 그리고 그림같이 정확한 자유투를 구사하면서 점수차를 벌여나갈 때마다 열광했다.

외곽을 담당하는 양정옥과 박정은은 국제 대회 출전 경험이 부족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탓에 초반전에는 좀 부진했으나 후반들어서는 제 몫을 하고도 남았다.

조직적인 수비와 잠시도 풀어지지 않는 정신력으로 경기 내내 '뛴' 여자농구팀의 양정옥과 전주원은 15득점, 정선민은 13점을 얻는 등 주전들이 고르게 득점하면서 전반전에는 대등한 경기를, 후반전에는 확실한 실력차로 프랑스를 68-59(30-27 38-32)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84년 LA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올라 메달을 향해 착실한 발걸음을 내디뎠고 미국-슬로바키아간 승자와 29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그러나 한국은 슬로바키아 보다 한 수 앞선 전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결승 티켓을 다툴 가능성이 커 준결승 진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반 초반 11-3으로 앞서다 11-15로 역전당한 한국은 정선민(13점)의 슛으로 추격을 시작, 19-17로 재역전한 이후 엎치락 뒤치락 하며 전반을 30-27로 끝냈다.

한국은 후반들어 체력의 열세와 정선민의 4반칙으로 팀 플레이의 위축이 우려됐지만 지역수비에 다양한 변화를 줘가며 상대 공격을 막고 정은순(9점), 전주원, 이종애(2점)의 연속 득점으로 44-37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7점차 안팎의 리드를 지키던 한국은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박정은이 연속 3점 외곽슛 2개를 과감하게 성공시키며 61-49까지 점수차를 벌여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급해진 프랑스는 3점포를 날리며 추격에 나섰으나 한국의 수비에 막혀 파울을 범하여 프리드로우 투샷을 연속적으로 허용, 한국의 승리를 돕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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