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꿈을 돌려줘라'-'의도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1m48, 37㎏의 자그마한 몸매에 전설적인 체조스타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를 가장 존경한다는 17세 소녀. 유난히 까만 머리칼과 깜찍한 외모로 깃털처럼 플로어를 날아다니며 새천년 첫 '체조요정'으로 등극했던 안드레아 라두칸(루마니아)이 깊은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에 대한 동정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팀닥터가 무심코 건네 준 감기약 때문에 약물양성반응 판정을 받아 여자체조 개인종합 금메달을 박탈당한 라두칸.
'원칙주의'에 입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같은 냉혹한 잣대에 대해 조국 루마니아와 팀동료들은 물론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따낸 중국의 류 슈안, 왕년의 체조여왕 등이 한 목소리로 부당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개인종합 2위에 올랐던 라두칸의 동료 시모나 아마나르를 비롯한 루마니아 여자체조선수들은 메달 반납과 동시에 27일 다시 열리는 여자개인종합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이 종목 4위에 그쳤다가 메달리스트가 된 류 슈안은 "체조선수들이 의지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기술 뿐"이라며 "체조는 약물로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고 라두칸을 옹호했다.
또 아이언 티리악 루마니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라두칸의 명예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싸우겠다고 나섰고 왕년의 체조여왕 코마네치는 "라두칸은 아직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IOC의 결정은 그녀를 깊은 절망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빈 고스퍼 IOC 부위원장은 "라두칸은 약물의 힘을 빌어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징계에 논란이 많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약물이 검출된 사실 자체"라는 원칙론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최대 사건'으로 떠오른 라두칸의 약물파동이 라두칸 개인의 '불운'으로 끝날지 아니면 IOC의 조치가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과 함께 '반도핑 전쟁'에 대한 강한 반론이 제기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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