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야구 또 일본 꺾었다

【시드니에서 정지화기자】27일 시드니 야구장에서 열린 올림픽 야구 3, 4위전은 한국 야구가 한수위인 일본야구와의 실력차를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반면 일본은 한국보다 우위를 주장하면서도 2연패를 당할 수밖에 없는 대 한국 징크스를 재확인한 것이 메달을 못딴 것보다 더 뼈아팠다.

한국선발은 일본에 강한 구대성, 일본 선발은 고졸출신으로 요미우리 자이언트에 입단해 선풍을 불러일으킨 마쓰자카. 서로가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이었다. 한국이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못해 미국에 2연패하고, 쿠바에는 졌지만 일본에는 달랐다.

기회를 먼저 잡은 것은 한국. 1회말 공격에서 선두 이병규와 박종호가 잇단 안타로 무사 1, 3루의 호기를 맞았으나 믿었던 이승엽, 김동주가 잇따라 삼진으로 물러서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을 연속으로 삼자범퇴 당한 것을 비롯 7회까지 단1개의 안타밖에 못치는 빈공을 보였다.

그러나 일본이 그 사이 도망가지 못한 것이 한계였다. 2회초 공격에서 선두 나카무라가 좌익수를 넘는 2루타를 치고 이어 마쓰나가가 두 번의 번트실패후 친 공이 느린 2루수 땅볼이 돼 1사 3루. 득점기회였으나 후속타자들이 역시 연속 삼진을 당해 이 경기를 승리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후 구대성은 140㎞대의 빠른 직구와 120㎞대의 변화구로 3회부터 8회까지 모두 2사후에 안타(2개)를 맞고 4구(1개)를 내주는 안정된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도망못간 일본을 후회하게 만든 것은 8회말. 선두 박진만이 유격수 깊은 내야안타로 진루하자 정수근이 정석대로 번트, 1사 2루의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사실 정수근의 타석이 고비였다. 2개의 번트를 연속 실패하고, 3구를 쳐 파울팁이 됐지만 스즈키 일본 포수가 놓쳐 파울볼이 되고 말았다. 이 고비를 넘은 정수근은 스리번트를 대며 박진만을 진루시켰고, 이날 승리의 숨은 공신인 이병규의 2루 깊숙한 땅볼은 실책을 불러와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박종호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고 이병규가 2루에 도루해 2사 2, 3루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것도 하나의 고비. 이날 이승엽은 1회 무사 1, 3루와 6회 1사 1, 2루 등 2번밖에 없었던 기회때마다 등장했으나 3연속 삼진을 당한후였다. 이는 풀카운트의 승강이를 벌이다 마쓰자가의 145㎞대 속구를 밀어쳐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어 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