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은 달구벌 축제의 일환으로 외교안보연구원과 영남대 통일문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통일환경 변화와 남북한 관계: 현황과 전망'이라는 세미나 참석차 대구에 온 외교안보연구원 이승곤 원장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우철구 교수를 초청, '남북한 관계의 변화와 한국의 외교'라는 주제로 대담을 마련했다.
편집자
△우철구=먼저 남북한 정상회담이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의의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승곤=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남북한 대치와 긴장을 전제로 한 안보관계나 동북아 질서까지 조정돼 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안보체제도 변화하는 정세와 조화를 이뤄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한.미 공조는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아세안 지역포럼(ARF)에서 남북한 외무장관 회담도 있었는데요.
△이=큰 진전입니다. 남북한 양측은 국제무대에서 협력하고 공동보조를 취해야 하는 문제가 많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남북 분단 상황에서 북한을 의식, 경쟁적인 외교를 벌인 적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외교적 낭비는 없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과연 북한이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무엇이 북한으로 하여금 화해로 나서게 했느냐는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는 것은 북한 스스로의 긴박한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봅니다. 폐쇄정책과 조직화된 사회로 북한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북한 내부적으로 의문이 제기된 결과인 것입니다. 정부도 북한이 외교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을 희망하고 북한의 개방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우리는 미.일.중.러 등 주변 4강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4강의 대 한반도 정책의 변화가능성을 전망해 주시지요.
△이=4강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공동의 우선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만 작은 부분에서 우선 순위의 차이는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도 WMD 가운데서 미사일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일본인 납치사건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국대로 한반도의 긴장.대치 관계 때문에 외교적으로 부담스럽고 불편한 상황인 만큼 남북대화를 바라고 있다고 봅니다. 러시아 역시 대 한반도 영향력 제고를 위해 한반도의 대화 무드에 6자 회담 형식으로 참여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4강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고 각자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한국 외교의 주요 과제를 설명해 주시지요.
△이=한국 외교에서 가장 큰 것은 한미 동맹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바탕으로 평화를 정착, 통일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우=정부에서는 한미 공조나 협력을 매우 강조합니다만 일부에서는 한미 관계가 종전보다 이완된 면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우려할 정도의 이완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국가간의 관계도 세상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우호관계의 수정이나 파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한미군의 지위 등 문제도 변화의 한 측면이지 기본적인 한미 관계에 훼손을 주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우=남북 관계와 관련한 4자 회담의 유용성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이=한반도 휴전의 실질적 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4개국입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4자가 합의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부의 기본방침은 남북한 평화정착의 문제는 남북한 당사자가 결정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측면에서 지원(지지)하는 형식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4자회담은 지속해야 합니다.
△우=북한과 일본의 수교 전망은 어떻습니까.
△이=북한과 일본 두 나라가 경제적인 측면과 외교적인 측면에서 모두 바라는 바입니다만 한 두 가지 문제로 진전이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고 정부도 남북 관계의 진전에 따라 중재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감사합니다. 남북 관계는 어느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남북 분단 상황은 우리 사회 전 분야를 지배하고 부정적인 측면에서 제약을 가해왔습니다. 때문에 이를 더이상 지속시킬 수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남북문제를 다루자는 의미는 아니지만 화해는 발전시키고 확대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국민적인 지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정리=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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