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도가 난 (주)보성과 (주)우방에 대한 진정, 고소, 고발이 잇따르고 검찰의 수사 착수를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보성의 계열사인 경북컨트리클럽과 우방의 노조원 등 250여명은 28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앞길에서 집회를 갖고 보성과 우방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경영진의 구속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노조원들은 "보성 김상구 회장과 우방 이순목 회장이 횡령, 배임 등 각종 범죄 혐의가 있으나 검찰이 지역 경제를 빌미로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외부의 압력 의혹을 제기했다.
경북컨트리클럽 노조는 98년 이후 발행한 경북CC 회원권 1천682매(841억원)를 보성의 화의조건 이행을 위한 채권 대물변제에 사용했다고 주장, 곧 보성의 경영진을 검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우방노조도 회사가 98년 이후 관급공사의 공사비를 과다계상하는 수법으로 182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자금을 유용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 다음달중 검찰에 이를 고발할 예정이다.
우방노조는 또 이순목 회장과 관련한 △조방산업을 통한 매출은닉 △에디슨과학 위장 매각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주)보성에 대해서는 아파트 건설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윤모(53·대구시 동구 신암동)씨는 보성이 95년 영남종합금융과 짜고 자금압박을 가해 자신을 부도로 몰아넣은 뒤 대구시 동구 신서동 공장부지 7천150평을 경매를 통해 헐값에 편취해갔다며 지난 25일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1천240가구 재건축 공정 50% 가량에서 중단상태인 효목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은 지난 23일 보성이 공사비 731억원을 공사현장에 투입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성, 우방 노조가 회사를 고소, 고발할 경우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다음달 부터 보성, 우방을 시작으로 부실기업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우방, 보성 수사의 촛점은?
법정관리를 신청중인 (주)보성과 (주)우방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검찰은 아직 수사 착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민원인들이 제기하는 수사 요구 주장과 부실경영이 낳은 갖가지 문제를 외면할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보성
계열사인 경북컨트리클럽 노조는에 따르면 경북CC는 97년말 완공 예정으로 18홀인 골프장을 36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외환위기를 맞아 공정 47%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했는데도 회원권 발매를 강행했다. 이때 모기업인 보성은 매당 5천만원인 골프회원권 1천682매를 화의조건 이행을 위한 채권변제에 사용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 이때 보성은 회원권 판매대금 841억원을 회사에 넣지 않고 경북CC와 채권채무가 있는 것으로 꾸며 상계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CC 회원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경북CC가 회원권을 2배 이상으로 늘려 97년 7천만원에 이르던 회원권값이 2천만원대로 떨어졌다고 진정하고 있다.
노조와 경북CC 회원들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보성측은 횡령, 경북CC 경영진은 배임 혐의가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또 하나 윤모(53)씨가 검찰에 진정한 금융기관과 합작한 부동산 헐값 매입 부분. 진정인 윤씨는 보성이 지난 95년 자신이 소유한 대구시 동구 신서동 공장부지 7천150평에 지주공동사업으로 아파트를 짓기로 한 뒤 공장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해약, 자금난에 몰아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공장땅을 담보로 120억원을 빌려준 모 금융은 대출 한도가 남아 있는데도 견질용으로 맡긴 70억원권 1매, 40억원권 1매, 8억원권 1매를 일시에 돌려 부도나게 한 뒤 보성이 경매에 참가해 186억6천만원에 경락받자 이 땅을 담보로 경락대금 180억원을 대출해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효목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조합장 우기춘)이 지난 23일 제출한 탄원서에서 보성이 아파트 공사비로 400억원 정도를 투입하고도 731억원을 투입했다고 주장, 횡령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합측은 또 보성이 하나은행에 대출해 1천240가구에 이주비를 주면서 주민을 속이고 주민 명의로 대출, 조합원들이 원금과 이자를 갚지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봉급 압류, 재산 가압류 등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방
우방 노조 우지훈 사무국장은 28일 "회사측이 98년 이후 관급공사를 하면서 이면계약을 통해 182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유용했다"며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어 법률 검토작업을 거친 뒤 조만간 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순목 전 우방회장의 부인이 경영하는 조방산업에 하도급하는 과정에서 매출을 은닉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에디슨과학을 독립시키면서 특허권을 7억원에 위장 매각한 의혹 등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
부실 기업에 대해 내사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아직 보성과 우방에 대한 수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각종 진정과 제보가 잇따르는데다 보성, 우방노조가 각각 회사를 고소할 경우 검찰의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대구지검 구본승 1차장도 28일 "노조가 고발하면 수사하겠다"고 기본 방침을 밝혔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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