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물 남반구

호주사람들은 직접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경기를 관람하며 열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호주에서 최고 인기 있는 종목은 전통적으로 영연방 국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럭비풋볼과 크리켓.

둘다 올림픽에는 없는 종목이다.

그러나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 보여주고 있는 호주국민들의 성원은 상상을 초월해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도 놀랄 정도.

수만명의 자원봉사자는 그렇다 하더라도 육상경기장에는 연일 10만에 가까운 관람객이 몰리는 등 시민들이 거의 모든 경기에 엄청난 성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30~40호주달러(한화 약 1만8천-2만4천원)의 싸지 않은 입장권이 동이 나고 일부인기 종목들은 호주 경기와 관계없이 200~300 호주달러(한화 약 12만~18만원)씩의 암표가 나돌 정도. 물론 이런 열광은 호주팀이 홈팀의 잇점을 살려 29일현재 금메달 15개로 4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한 이유지만 직접 운동하는 것과햇빛을 좋아하고 느긋한 호주국민들의 국민성에 기인하고 있다.

메인 스타디움과 각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올림픽 가는 연일 더운 날씨에도 관람객들로 가득하고 시드니 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앞은 사람이 지나다니지도 못할 만큼언제나 만원이다. 약간의 먹을 거리와 음료수를 들고 온가족이 몇시간을 따가운 햇빛이 내려쪼이는 광장에 앉아 전광판으로 중계되는 각종 경기를 즐기며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호주선수들이 메달을 딸때마다 "오시 오시 오시, 오이 오이 오이"를 외치며 외국인의 경우 30분도 견디기 힘든 남국의 햇살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운동경기에 관심이 없는 또 다른 많은 시드니 시민들은 올림픽 기간중 휴가를 내, 집을 세놓고는 2~3개월씩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여행을 하고 있어, 시드니에는 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만 남아 있는 셈이기도 하다.

시드니에서 정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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