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도 김미정(21.울산시청)의 거침없는 기록행진을 막지 못했다.김미정은 28일 여자경보 20㎞에서 1시간36분9초로 종전 한국기록을 무려 2분48초나 단축하며 출전선수 57명(완주 45명) 중 당당히 25위에 랭크됐다.
20㎞도로 부문에서만 자신의 올시즌 3번째이자 개인통산 8번째 한국신기록.
앞으로 3분만 더 앞당기면 세계 '톱 10' 진입도 가능하다.
더구나 김미정이 경보선수로서 첫 대회에 출전한 것이 불과 2년5개월 전인 98년4월인 점을 감안하면 가히 기적에 가까운 기록이다.
김미정은 96종별선수권 5,000m 우승을 차지하는 등 98년 2월 충북체고를 나올때까지 기량이 권은주(삼성전자)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여자장거리 부문에서 단연 독보적인 선수였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불모지' 경보로 뛰어든 것은 울산시청 입단 후 한달 만인 98년 3월이었다.
"마라톤이 아닌 경보를 해야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이정구(52) 감독의 말을 믿고 결단을 내린 것.
일찌감치 김미정이 중학교 재학 때 대어로 점찍어 뒀던 이 감독은 달릴 때 다리를 올리는 높이가 낮지만 속도가 빠른 그에게 대성 가능성을 엿보았고 결국 참다못해 고 3 여름 때 몰래 접근해 입단 동의서에 도장을 찍게 했다.
김미정은 이 감독의 예상대로 곧바로 국내무대에 두각을 드러내면서 세계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두번째 경보 출전이었던 98년 6월 전국선수권 10㎞에서 48분15초의 한국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그해 9월 전국체전에서 47분40초로 자신의 한국기록을 깨트려 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처럼 놀라운 기량 향상은 이 감독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오후의 기록단축을 위한 스피드 및 지구력 강화 훈련시간에 김미정의 달리는 자세를 빠짐없이 비디오에 담은 뒤 매일 저녁 1시간30분동안 세계적 선수들과 비교,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 등 과학적인 지도방법으로 기록 향상을 이끌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김미정의 집안일을 걱정해주고 일찍 세상을 등진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워준 것도 '가슴이 따뜻한' 이 감독의 몫이었다.
김미정은 "세계정상권인 1시간33분대에 들어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지금처럼 열심히 계속 훈련한다면 4년 후 아테네에서 올림픽 메달을 딸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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