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미술시장에서 인기있는 작가에 속하는 원로화가 강우문씨와 고(故) 손일봉의 작품가는 현재 호당 25~30만원선. 미술품 가격이 그런대로 유지되던 지난 95년 무렵의 호당 50~70만원선에 비해서도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들 뿐 아니라 국내 작가 대부분의 작품 가격이 'IMF 위기'를 거치면서 종전의 30~35%선으로 추락했다. 전업 작가인 경우 생활 자체가 어려울 정도이며, 미술시장의 질서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7일 서울 선재미술관에서 열린 한국화랑협회 주최 '21세기,한국 미술시장의 진흥방안'세미나는 국내 미술시장의 심각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화랑협회는 미술시장이 활황을 누렸던 지난 91년 9월과 올해 9월의 미술품을 호당 가격으로 내놓은 한편 97년과 현재의 화랑 숫자도 비교, 국내 미술시장의 위축현황을 자료로 보여주었다. 국내 유명작가 138명의 작품 가격 변동추이를 비교한 자료를 보면 서양화에서 종래 호당 1억원을 호가하던 박수근,장욱진,이중섭의 작품은 5천만원으로 떨어졌으며 도상봉. 김환기의 작품은 2천500만원과 2천만원에서 각각 800만원과 500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화 역시 마찬가지여서 천경자씨의 작품은 호당 500만원에서 150만원,이상범의 작품은 4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급락했으며, 변관식은 300만원에서 100만원, 노수현의 작품도 2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한국화랑협회측은 미술시장이 지난 92년부터 침체 국면에 접어들어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경제 침체로 인한 전반적인 구매력 저조, 미술품의 환금성 상실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지난 90년 '서화 및 골동품에 대한 종합소득세 과세'를 입법,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어서 화랑협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술시장이 비교적 호황이었던 시기에 만들어진 법을 최악의 상황에서 시행한다면 국내 미술시장은 고사하고 말 것이라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맥향화랑 김태수 대표는 "현재의 미술시장 침체는 50대 이상의 고객층에 의존하던 데서 벗어나 30,40대 고객층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층은 새롭고도 참신한 미술을 원하며 작가들과 화랑들도 이러한 변화를 느끼고 대처해야만 작은 돌파구라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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