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에게 억대의 활동비를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일희(61) 계명대총장에 대한 공판에서 소송 대리인인 이동락 변호사(전 대구고법원장)가 되레 신 총장을 공박하는 변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28일 대구지법 제3형사단독 권순탁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변호사는 먼저 계명대교수협의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을 비난하는 글이 게재된 데 불만을 표시했다. 이 글은 "법조계의 최고 어른을 지낸 분이 부도덕한 신 총장의 변호를 맡을 수 있느냐. 변호인 수임료가 5천만원을 넘는다"는 내용. 이 변호사는 변론 초입에 "신 총장이 준 수임료는 250만원이지 않느냐"며 "계명대가 운영하는 사이트라면 당장 폐쇄하라"고 신 피고인에게 호통쳤다.
이 변호사는 이어 "총장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왜 출마해 당선됐느냐"고 따지자 신 피고인은 "재단이사회의 결정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아무리 이사회 결정이라도 자신이 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신 총장은"기독교적 소명의식에서 대학에 봉사하기 위해 다시 총장이 됐다"는 '이상한 공방'이 오갔다.
이 변호사의 '의뢰인 때리기'는 계속 멈추지 않았다. "대학 총장이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선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물었고 신 피고인은 "자신이 부덕한 소치"라고 받았다.
공판을 지켜본 방청객들은 이 변호사가 마치 검사처럼 의뢰인을 추궁하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피고인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뢰인 때리기라면 최고의 변론"이라고 평가했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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