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각각 '단독국회 개최'와 '장외집회 강행'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29일 대구집회 이후 전격 등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가 대화와 협상으로 갈등을 없애지 않은 채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비롯한 현안은 물론 100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의 사용처와 조세부담이 늘어난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을 놓고 정기국회 회기동안 여야간 대립과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28일 대구집회 참석차 대구에 내려온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를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원내에 들어가 민생을 살피고 국정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혀 대구 집회 후 등원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어 "여당과 대통령이 대구집회에서 분출되는 국민의 소리를 어떻게 들을지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등원을 시사한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이미 예견된 일. 지난 21일 부산집회후 전격 등원키로 방침을 세웠던 한나라당은 당 지도부의 계획이 사전에 새나간데다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국회 등원론이 거세지고 여권이 야당과의 협상에 느긋한 태도를 보이자 다시 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야당의 장외집회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데다 당내 등원론이 영남지역 의원들에게까지 확산돼 더이상 장외집회를 고집할 수 없게 된 것.
"한나라당이 대구집회를 마친 후 더이상 국회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 국회 정상화에 다소 느긋한 태도를 보여온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등원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화채널을 확대하는 등 국회 정상화에 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 영수회담 전 중진회담으로 현안에 대한 사전 조율에 나선다는 기존 입장대로 한나라당과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여야간 이견으로 결렬된 총무회담을 다시 제의하는 것은 물론 비공식 채널을 이용한 여야 물밑대화에 박차를 가할 움직임이다.
한편 29일 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국군부대의 유엔 동티모르 과도 행정기구 파견연장 동의안'은 야권의 저항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137명)확보에 열중인 민주당은 외유중인 당소속 의원 10여명에게 긴급 귀국을 종용하는 한편 자민련과 민국당에 본회의 참석 협조를 부탁, 동의안은 일단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徐泳瓘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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