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국회등원 전략 고심

여야 정치권에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이 등원 명분 찾기에 나선 가운데 여권은 야당의 등원을 유도하는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30일 오전 대구집회 결산을 주 의제로한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여권으로부터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화를 하겠다는 소리가 여러 갈래에서 전해져 오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제의는 없다"고 밝혀 여권의 제의가 있을 경우 대화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도 최근 여야 총무회담 결렬후 "여권이 협상안도 없이 대화만 하자고 한다"면서도 "야당이 요구한 안이 있으나 아직 밝힐 수 없다"고 한나라당이 등원 명분을 찾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바 있다.

이에따라 이회창 총재등 당지도부는 "부산, 대구등에서의 장외집회를 통해 여권을 압박하는 효과를 충분히 거뒀다"며 당내에서 확신되고 있는 "빠르면 내주중 등원,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자"는 주장을 수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가출.선동정치를 그만두고 즉각 등원하라"는 결의문을 채택한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중진회담을 계속 거부할 경우 파행 정국 탈출을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전격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유엔 동티모르 파병연장 동의안 처리후 "야당에 등원명분을 주기위해 오늘 본회의에서는 파병연장 동의안만 처리했다"며 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한빛은행 대출자금이 해외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한 한나라당 권 대변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키로 하는등 대야 강온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徐泳瓘 기자 seo123@imaeil.com

한나라당 대구집회 현장

29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김대중 독재정권 범국민 규탄대회'는 한나라당이 최근 개최한 장외집회중 가장 많은 3만여명의 청중이 몰려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0..상당히 고무된 표정으로 연단에 오른 이회창 총재는 "부정선거 축소 은폐와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 등으로 나라의 기본이 완전히 무너졌고 김대중 정권의 도덕성은 쓰레기통에 쳐박혔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대구에 찾아 왔다"고 지지를 호소하고는 "경제정책 책임자를 처벌하고 공적자금 문제에 대한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국민의 권리로서 명령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날치기 사과, 특검제 수용 등도 재차 촉구했다.

0...이에 앞서 강재섭 부총재는 "현 정권은 박지원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안하고 이운영씨 개인비리만 찾는 약자를 괴롭히는 하이에나 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정부가 야당에는 얼음정책, 북한에는 김정일을 태양처럼 받드는 태양정책을 쓰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힐난했다.

정창화 총무는 '사랑의 미로'라는 대중가요에 빗대 "5년만 참자고 그토록 다짐을 했건만 김대중 정권은 알 수가 없어요"라고 비꼰 뒤 "간첩은 영웅이 돼 북으로 가는데 국군포로, 납북인사는 왜 돌아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상배 경북도지부장은 "시집간 딸이 어려울때 친정을 찾듯 대구, 경북은 한나라당의 친정"이라며 지지를 이끌어 낸 뒤 "이 나라는 내치(內治)는 없고, 북치(北治)만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이해봉 대구시지부장도 "30년 3김 정치도 지긋지긋한데 이제는 김정일 눈치까지 보는 4김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0...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부총재와 김덕룡 의원 등을 제외한 소속의원 110여명이 참석했으며 문예회관 앞 4차로 도로 500여m가 대회 시작 1시간여 전부터 당원들로 가득찼다. 또 영남권은 물로 서울, 경기 등지에서 온 관광버스 300여대가 두류공원 주변에 몰려들면서 이날 열린 달구벌 축제 참가 차량들과 뒤엉켜 이 일대 교통이 한때 완전히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한나라당측은 집회 참가 인원이 10만이라고 했다가 다시 20만이라고 부풀리기도 했으나 경찰은 2만3천여명이라고 밝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대회장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 연결선이 끊어지면서 행사장 후미에는 연설이 들리지 않아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등 집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나라당은 "누군가 고의로 선을 절단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0..대회가 끝난 뒤 일부 시민들은 가두 행렬이 지나가자 간간이 박수와 연호를 보내기도 했으나 대다수 시민들은 묵묵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두류공원에서 내당4거리까지 가두 행진을 마친 이 총재는 "교통 체증을 일으켜 대구 시민들에게 대단히 미안하다"고 마지막 인사말을 한 뒤 이날 집회를 마무리 했다.

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李宰協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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