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김대중 독재정권 범국민 규탄대회'는 한나라당이 최근 개최한 장외집회중 가장 많은 3만여명의 청중이 몰려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상당히 고무된 표정으로 연단에 오른 이회창 총재는 "부정선거 축소 은폐와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 등으로 나라의 기본이 완전히 무너졌고 김대중 정권의 도덕성은 쓰레기통에 처박혔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대구에 찾아 왔다"고 지지를 호소하고는 "경제정책 책임자를 처벌하고 공적자금 문제에 대한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국민의 권리로서 명령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날치기 사과, 특검제 수용 등도 재차 촉구했다.
○…이에 앞서 강재섭 부총재는 "현 정권은 박지원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안하고 이운영씨 개인비리만 찾는 약자를 괴롭히는 하이에나 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정부가 야당에는 얼음정책, 북한에는 김정일을 태양처럼 받드는 태양정책을 쓰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힐난했다.
정창화 총무는 '사랑의 미로'라는 대중가요에 빗대 "5년만 참자고 그토록 다짐을 했건만 김대중 정권은 알 수가 없어요"라고 비꼰 뒤 "간첩은 영웅이 돼 북으로 가는데 국군포로, 납북인사는 왜 돌아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상배 경북도지부장은 "시집간 딸이 어려울때 친정을 찾듯 대구, 경북은 한나라당의 친정"이라며 지지를 이끌어 낸 뒤 "이 나라는 내치(內治)는 없고, 북치(北治)만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이해봉 대구시지부장도 "30년 3김 정치도 지긋지긋한데 이제는 김정일 눈치까지 보는 4김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부총재와 김덕룡 의원 등을 제외한 소속의원 110여명이 참석했으며 문예회관 앞 4차로 도로 500여m가 대회 시작 1시간여 전부터 당원들로 가득찼다. 또 영남권은 물로 서울, 경기 등지에서 온 관광버스 300여대가 두류공원 주변에 몰려들면서 이날 열린 달구벌 축제 참가 차량들과 뒤엉켜 이 일대 교통이 한때 완전히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한나라당측은 집회 참가 인원이 10만이라고 했다가 다시 20만이라고 부풀리기도 했으나 경찰은 2만3천여명이라고 밝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대회장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 연결선이 끊어지면서 행사장 후미에는 연설이 들리지 않아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등 집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나라당은 "누군가 고의로 선을 절단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대회가 끝난 뒤 일부 시민들은 가두 행렬이 지나가자 간간이 박수와 연호를 보내기도 했으나 대다수 시민들은 묵묵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두류공원에서 내당네거리까지 가두 행진을 마친 이 총재는 "교통 체증을 일으켜 대구 시민들에게 대단히 미안하다"고 마지막 인사말을 한 뒤 이날 집회를 마무리 했다.
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李宰協기자 ljh2000@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