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젠 정국을 정상화 시켜라

요즘 정치를 보노라면 정말 '정치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29일 하루동안 야당은 대구에서 장외집회를 열어 '김대중 독재정권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었고 여당은 이에 질세라 단독국회를 열어 동티모르 유엔평화유지군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지난 6월 영수회담을 통해 대국민 약속을 했던 상생의 정치는 어디가고 이렇게 상극의 정치만 남았는 지 모르겠다. 이런 유치한 수준의 정치를 보고 있는 국민의 마음은 이미 불신의 단계를 넘어 멸시의 단계에 와있음을 정치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 터수가 아닌가.

이제 대구집회도 끝났다. 이제 더이상 국회를 공전시켜서는 안된다. 제2의 IMF라는 경제위기가 올지도 모르는 판국에 이에 대비한 법률지원 그리고 대북한 쌀지원 등 남북문제에서도 국회가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여야 모두에게 말로만 외쳐오던 큰정치의 실현을 제의하고 싶다. 여당은 특검제 불허라는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묶여 협상의 여지가 좁았던 속좁은 정치를 그만두고 속시원히 특검제를 수용하여 야당을 장내로 끌여들여야 한다. 이는 국민의 여론이기도 하다. 한편 야당은 특검제 사전보장등과 같은 정치적 이득에 묶여있지 말고 국가를 위해라는 큰명분으로 무조건 국회에 들어가는 통큰 정치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 역시 국민이 원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국회에 들어가서 특검제를 위한 투쟁도 할 수 있고 경제회복이나 민생을 위한 부문만 심의에 응하고 나머지는 거부하는 선별적 투쟁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국민을 위한다'는 최대공약수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도 반드시 이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음번 선거에서 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는 지 꼭 표로 심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여당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거나 정치력이 부족한 면이 있음을 국민은 알고 있으며 야당은 구태의연한 길거리 정치에 매달려 있고 또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도 알고 있다. 누가 잘났다고 할 수도 없는 정치의 총체적 부실단계에 놓여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여야는 속좁은 완승주의나 독선 독주 독단의 비타협의 자세를 버리고 대승적 차원에서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버리는 큰 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정치멸시가 어느정도 해소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치가 제자리에 설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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