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화드라마 경쟁 가열

씨름에서 '뒤집기'가 가장 화려한 기술로 꼽히듯 불리한 상황에서 전세를 한꺼번에 뒤집는 것은 묘미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브라운관에서 벌어진 역전극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만큼이나 눈요기거리가 되고 있다. KBS와 MBC가 새로 시작한 월화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최근 방송가에서 일어난 뒤집기.

지난 18일부터 양 방송사는 미니시리즈 '가을동화(KBS2TV)'와 월화드라마 '아줌마(MBC)'를 각각 밤 10시대에 방송하기 시작했다. 원미경·강석우·이순재 등 연기력이 탄탄한 중견연기자들을 내세운 '아줌마'와 아역 탤런트들의 깜찍하고 당찬 연기대결로 시작한 '가을동화'의 시청자 확보싸움.

평범한 주부가 겪는 일상에다 따뜻한 감동을 곁들인 우리 주변의 얘기라는 점에서 친근한 소재가 돋보이는 '아줌마'. 그리고 산부인과에서 바뀌어버린 운명을 딛고 사랑을 일궈가는 어쩌면 지극히 만화같은 이야기를 담은 '가을동화'.

초반 전세는 '아줌마'의 승리.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아줌마'는 지난 18일 방영 첫날 25.8%의 시청률을 기록, '가을동화(15.5%)'를 크게 따돌렸다. 이튿날(19일)도 마찬가지. 격차가 줄어들긴했지만 22.5%의 시청률을 올린 '아줌마'가 20.6%에 머문 '가을동화'를 이틀 연속 눌렀다.

하지만 '가을동화'는 'TNS미디어코리아'조사결과, 25일에 와서는 23.9%의 시청률을 올려 20%에 머문 '아줌마'를 누르고 역전에 성공했다. 아역탤런트가 빠지고 송승헌·원빈·송혜교 등 이른바 '청춘스타'들이 등장하면서 인기도가 급상승한 것.대하드라마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외에는 드라마에서 이렇다할 '전과'를 올리지 못했던 KBS에는 '휼륭한 드라마'라며 '가을동화'를 격찬하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오랜만의 '대박'을 기대하는 분위기.

그러나 아직은 초반 전세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뒤집기를 시도하려는 '아줌마'의 움직임에 대응, '가을동화' 제작진은 바쁜 가을을 보낼 것 같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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