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초청에 혼란스런 남정당

북한이 10일 열리는 노동당 창건 55주년 행사에 남한의 정당.단체 대표들과 각계 인사들을 초청하겠다고 밝히자 여야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즉각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으나 민주당은 정식 초청장을 받아봐야 알 것 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북한은 남한의 제1당인 한나라당을 여느 사회단체와 동일 선상에서 취급할 게 뻔하다"며 "남한의 정당.단체들을 거느리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의 초청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회창 총재의 방북과 관련 한나라당의 요청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었던 한나라당으로서는 섣불리 긍적적인 답변을 내놓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남북대화 과정에 있어 현정부의 태도를 비판한 한나라당으로서는 북측이 남한내 비판세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초청의사를 발표했다고 보고 있다. 자민련도 마찬가지다. 김종호 총재대행은 "지금은 정당대표를 축하사절로 보낼 시점이 아니다"며 북측의 의도를 좀 더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편지를 정식으로 봐야 무슨 취지에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 지를 알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가부간 입장을 밝히기 힘들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간 대화가 무르익고 있는 마당에 거부의사를 밝힐 수 없는 민주당으로서는 "검토해 보고 결론을 내자"며 확답을 피한 것이다.

북측은 1일 관영 방송을 통해 "북과 남의 정당.단체 대표들과 각계 인사들이 접촉을 가지고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갈 실천적 방도를 함께 모색하자"고 밝혔다. 초청대상자는 여야 정당대표와 재야인사 등이 예상되며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지난 98, 99년에도 각각 김 대통령을 포함, 70~150명에게 초청서한을 보낸 바 있다

朴眞弘기자 pjh@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