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먼 가즌은 '웃음'을 일컬어 해로운 감정으로 인해 병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주는 '방탄조끼'라고 말했다. 그가 1979년 '병의 해부'란 책을 펴 내면서 웃음과 유머는 중요한 치료방법의 하나로 의학계의 새로운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노먼은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지는 류머티즘 병의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었는데, 극심한 통증은 물론이려니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기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코미디 프로와 몰래 카메라 비디오 테이프를 보며 배꼽을 잡고 실컷 웃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날 밤 진통제의 도움 없이 편안한 잠을 잘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웃음의 효과는 곧 의사들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노먼의 적혈구 침강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몸에서 염증이 가라앉았으며, 결국 웃음으로 인해 노먼은 병을 이겨냈다는 이야기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표정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국인들의 무표정을 성난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 그 보다는 그들이 웃을 때 오히려 더 주의하라. 왜냐하면 그들은 아쉬운 소리를 할 때나 무엇인가를 감추려 할 때 틀림없이 웃기 때문이다'. 떨떠름한 표정이 되어보지만 족집게처럼 집어낸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하긴 외국인들의 그런 지적이 아니더라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쓴웃음밖에 나올 게 없다.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난방이며 자동차, 온갖 시설들을 기름으로 가동할 수 있게끔 설치해 놓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세금은 1인당 250만원을 넘어서니 어딜 가나 사람들의 얼굴에는 못살겠다는 한숨뿐이다. 이 판국에 웃음이라니. 혹자는 어불성설이라 탓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는 우거지상보다는 웃음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배꼽잡고 크게 한 번 웃는 웃음이 10분간 노젓기와 15분간 자전거 페달밟기의 효과만큼 된다고 한다. 그러니 의사도 환자들을 팽개친지 오래이고, 정치는 정치대로 제팔만 흔들고 있으니 세상에 믿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그저 우리 건강 스스로가 챙기는 도리밖에. 그래도 사람에게만 웃음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준 신에게 감사하면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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