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맥 못추는 사자

다른 팀이 기회를 주어도 못잡는 삼성. 이겨도 시원찮을 판에 힘한번 제대로 못쓰고 꼬리를 감추기 일쑤다. '초원의 제왕'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상대를 제압하는 매서운 맛은 온데 간데 없고 거동조차 불편한 늙은 사자의 모습. 삼성이 5일 대구구장에서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여유를 부린 현대에 5대6으로 무릎을 꿇었다.

1회 선발 김진웅이 삼진 2개를 잡고 산뜻한 출발을 한 삼성은 2회초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현대는 퀸란이 2점홈런을 뽑아 기선을 잡고 전근표가 연타석 아치를 그려 3대0으로 앞서갔다.

삼성은 3회말 박정환, 김종훈의 연속안타로 2점을 뽑아 1점차로 추격했지만 현대는 4회 박경완이 시즌 38호 홈런을 뽑고 5회에 다시 1점을 추가했다. 홈런더비 단독선두에 나선 박경완은 지난 83년부터 85년까지 3연패를 이룬 이만수 이후 15년만에 포수출신 홈런왕 등극을 노리게 됐다.

6회말 삼성은 극심한 타격부진을 보이고 있는 김기태가 5회 3점홈런을 때려 5대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현대는 7회초 박진만이 좌월 결승홈런으로 삼성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은 7회 1사2루, 8회 1사 1,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삐꺾대는 타선이 후속타를 터트리지 못했다.

삼성 김현욱은 4와 2/3이닝동안 1실점만 하며 호투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두산은 한화와의 대전경기에서 5회까지 6대1로 앞서다 6대8로 역전패,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매직리그 1,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와 롯데는 각각 SK와 해태에 덜미를 잡혀 1.5게임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SK는 잠실에서 LG 천적투수 오상민을 앞세워 6대5로 승리했고 롯데는 광주에서 해태에게 4대6으로 패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전적(5일)

현 대 030110100-6

삼 성 002003000-5

△삼성투수=김진웅, 김태한(4회), 김현욱(5회.패) △현대투수=정명원, 마일영(6회), 신철인(7회.승), 조웅천(8회.세이브) △홈런=퀸란(2회2점), 전근표(2회1점), 박경완(4회1점), 박진만(7회1점.이상 현대), 김기태(6회3점.삼성)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