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화해무드속 우상화 작업 여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현 체제유지를 위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우상화에는 변함이 없다. 6·15선언에 따른 적십자회담, 장관급 회담, 그리고 군 관계자 회담 등 계속되는 남북교류 와중에서도 달라지고 않고 있는 북한의 우상화에 대해 알아본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일 노동당 창당 55주년(10월10일)을 앞두고 전국 각 지역에서 출발한 '충성의 편지 전달 이어달리기' 대열이 1일 평양에 모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출생지라고 주장하는 백두산 밀영 고향집과 회령혁명사적지에서 각각 출발한 양강도, 함경북도 주민들의 '충성의 편지 전달 이어달리기' 대열이 이날 평양에 들어옴으로써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충성편지 전달 대열이 전부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충성의 편지 전달 이어달리기'는 학생과 청소년, 근로자, 군인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집회를 통해 김일성 주석, 김정일 총비서에 대한 충성의 맹세가 담긴 편지를 채택하고, 이 편지를 계주형식으로 평양까지 운반하는 행사. 정권수립일 행사등 중요한 국가기념일을 앞두고 행해지고 있으며 편지전달 주자들은 김 주석과 김 총비서의 초상화를 앞세우고 뛴다. 출발지와 도착지에서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리는 것은 물론이다. 이 행사는 김 주석 사후 잠시 중단된 적이 있지만 지난 95년 10월 노동당 창당 50주년때 재개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상화 작업의 또 하나는 김일성화 및 김정일화 재배 및 선전.

식량난과 전력난 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도 북한은 컴퓨터관리시스템에다 조직배양실까지 갖춘 김일성화·김정일화 온실을 전국 각지에 만들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달 28일 평안남도 대동군의 김일성화·김정일화 온실 개관식이 최근 있었다고 보도했다. 평양에는 지난해 9월부터 지상 2층, 지하 1층, 연건평 5천㎡ 규모의 전시관도 건설중인데 곧 준공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 97년 1월부터는 김정일화 전시회를, 지난해부터는 김일성화 전시회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언론의 김주석·김총비서 추켜세우기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의 경우 김총비서 이름 앞에는 '위대하신 영도자'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기본이며 '천리혜안의 예지를 지닌 경애하는 장군님'(9월24일자) '천재적인 예지와 특출한 판단력의 소유자'(9월19일자) 등의 수사가 여전히 사용된다.뿐만 아니라 북한 언론은 남한에서도 김 총비서가 모든 사람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것으로 날조한다. 노동신문은 "최근 부산에서 김정일 장군님 사진전시회가 열렸는데 참석자들 모두가 장군님에게 경모의 정을 표했다"(9월25일자), "남녘의 지식인들이 김 총비서를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사상이론의 대가' '희세의 정치가'로 높이 칭송하면서 열렬한 흠모의 정을 표시하고 있다"(9월20일자)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통일연구원 이우영 연구위원은 "북한이 경제난 타개 등 여러가지 필요에 개방문호를 넓히는 것과 비례해서 김 주석과 김 총비서 우상화 등 주민들의 사상이완을 막기 위한 노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회선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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