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말과 글

사람이 살아 가면서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하여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글은 그 의사를 기록하고 보존할 뿐아니라 문화를 꽃피우는데 있어서 근원적으로 아주 귀중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겨레의 얼과 민족의 독창성이 담겨있는 우리의 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은 진정한 애국심의 발로이다. 물론 우리의 글을 갈고 닦으며 지켜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요,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말과 글만큼 이유없이 핍박과 수난을 받고 있는 것도 없다.

해방이 된지 어언 55년이 된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 일본어가 약 4천500여 낱말이 쓰여지고 있다니 정말 놀랄 사실이 아닌가.

아직도 일제가 남기고 간 쓰라린 상처는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 우리 말에 흠집을 내고 있다. 더군다나 자라나는 2세들은 일본말인지 조차도 모르고 함부로 쓰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다.

국산품 애용추진회에서 2세 교육과 관계되는 외국어로 된 것들을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상표가 외국어로 된 것들 중 신발류가 85%, 완구류가 90%, 학용품류가 50~6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거리의 간판에 드러난 외래어 비율이 찻집의 경우 50%을 넘고, 옷가게의 경우 70%를 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가 쓰는 일상어 속에 외국어와 외래어가 주인인양 들어앉아 어느 것이 우리의 말인지 조차 모르게 되고 말 것이 아닌가.

최근 가장 심각한 문젯거리는 인터넷상에서 채팅하는 집단간에 속어화된 채팅언어이다. '방가(반갑습니다), 간도(그만두어), 잼업(재미없어), 글죠(그렇지요), 믄(무슨), 셤(시험), 어셥쇼(어서 오십시오)' 등과 같은 말이 시간이 지나면 어원이 무엇인지도 모를 '국적불명의 불구형언어'가 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불구형언어'가 자라는 세대들에게 습관화 되기전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도 해야만 할 것이다.

날로 혼탁해지는 우리말과 글을 우리 스스로가 지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아름답고 훌륭한 유산을 물려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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