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의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서방은 유고에 대한 제재 해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이미 코스투니차 대통령이 취임하면 곧바로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혀왔으며, 이에 따라 EU는 9일 브뤼셀에서 긴급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이 문제를 결정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유고를 중심으로 한 발칸 지역도 EU에 참여할 길이 열리며, 지금까지 "유럽이면서 유럽이 아니던" 발칸의 진정한 유럽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발칸은 '유럽의 화약고'라 불려 왔으며, 작년엔 3∼6월 사이에 11주간 나토가 유고를 공습하기도 했었다.
한편 지난 6일로 보도되기도 했던 코스투니차(56)의 대통령 취임이 실제로는 한국시간 8일 새벽(현지시간 7일 밤 9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날 새로 구성된 상하 양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베오그라드 사바 센터(컨벤션 센터)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코스투니차는 유고연방 사상 최초의 직선 대통령이다.
이날 취임식에는 유고군 대표와 세르비아 정교회 대표, 일부 외교관 등이 참석했으며, 밀로셰비치 소속의 좌파연합 의원들도 참석했다. 또 밀로셰비치의 측근인 세르비아 대통령도 이날 "권력이 평화적이고도 민주적으로 신정부에 이양될 것"이라고 말해 신정부에 적극 협조할 것임을 밝혔다.
코스투니차는 취임 연설에서 독립을 원하는 몬테네그로, 유엔이 관리 중인 코소보를 포함해 유고연방의 단합을 더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8일자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라프 신문은 "시민 혁명 마지막 순간에 밀로셰비치가 육군으로 하여금 베오그라드에 진입토록 명령했으나 현지를 방문한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를 막았다"고 러시아의 공적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별장에 있던 밀로셰비치는 유고 남부에 있던 이 부대에 진격을 명령했고, 이에 따라 부대는 실제 작전 수행에 들어갔다는 것. 그러나 러시아 외무장관이 밀로셰비치를 찾아가 "이제 충분하다. 우리는 더 이상 당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푸틴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다. 밀로셰비치는 이를 보고 부인과 상의한 뒤 군대에 부대 복귀를 명령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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