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길갓집 담장 밖으로 늘어진 감나무에 무겁도록 달려있는 빨갛게 익은 감들을 보며 가을이 무르익었음을 느낀다. 단풍진 숲 속에서 남편과 아이들이 서바이벌게임을 하는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정답다.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신나서 이리저리 내달리는 모습에 웃음이 난다.
유난히도 장난감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이라서 집에는 장난감이 무척 많다. 그러다보니 늘 집안은 엉망이다. 시부모님께서 손자들을 보러 오셨을때, 당황해서 치우느라 부산을 떨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 무질서한 속에서 자기 것 찾다보면 창의력이 생긴단다. 장난감 갖고 노는 것도 한 때이니 그냥 두어라"하셨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장난감을 선물받는다. 대개는 부모들 자신이 신나서 마련하지만.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 달래는 법 역시 "장난감 사줄게"가 최고이다. 그러다보니 집집마다 장난감이 넘쳐난다. 여자애들은 인형이나 소꼽놀이를 좋아하지만 남자애들은 가격도 만만찮은, 끝없는 로봇시리즈이다. 수많은 로봇들을 선전지의 조립법만 보고도 척척 조립하는 것을 보면 신기할 정도이다.
부모와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함께 놀때 아이의 창의력과 사회성이 발달한다고 한다. 나 역시 아이와 같이 조립하면서 친구가 돼줘야지 생각하면서도 그게 잘 안된다. 내마음은 그저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던 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깨끗하고 이음새없는 새 고무줄로 고무줄놀이나 하고 어릴 적 친구랑 공기놀이나 실컷 해봤으면 싶다.
내가 어린 시절의 고무줄놀이랑 공기놀이를 그리워하듯, 우리 아이들에겐 아빠와 함께 하던 총놀이가 기억 속에 곱게 물들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리라. 이 가을 더 진짜 같은 총 사달라고 애써 모범생 노릇을 하며 애태우고 있는 아이의 손을 잡고 또 길을 나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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