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일 오전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진행한 것으로 노동당 창당 55주년 기념 주요행사를 끝마쳤다.
이른바 '꺾어지는 해'인 올해에도 노동당은 20년 동안이나 미뤄 온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남 적화통일을 명문화한 노동당 규약의 개정은 뒤로 미뤄지게 됐고 7차 당대회 또한 김정일 총비서가 회갑을 맞는 2002년께 열리게 될 것이라는 일부의 추정이 힘을 얻게 됐다.
올해 기념행사를 계기로 눈에 띄는 현상은 '고난의 행군', '강행군' 등 극히 어려운 내부사정을 자인했던 용어들이 '승리자의 긍지'라는 새로운 용어로 대체됐다는 점이다.
열병식에 앞서 연설을 맡은 김영춘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오늘 우리는 승리자의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영광스러운 조선노동당 창건 55돌을 맞으며 열병식과 평양시 근로자들의 군중시위를 진행하게 된다"고 연설 첫머리에서 '승리자의 크나큰 긍지'를 언급했다.
북한은 이미 올해 1월 1일 신년 공동사설의 제목을 '당창건 55돐(돌)을 맞는 올해를 천리마대고조의 불길속에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이자'로 정해 놓고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기념일에 '승리자의 대축전장'으로 달려나가자고 촉구해 왔다.
북측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강행군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노동당의 '세련된 영도' 덕분이다. 노동당의 '세련된 영도'란 김정일 시대의 독특한 통치 형태로 일컬어지고 있는 '선군(先軍)정치', 즉 군사우선주의를 지칭한다.
김일성광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시위 장면은 미국 CNN의 현지보도를 통해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차수)이 워싱턴에 도착한 당일 미국에도 전파됐다.
군인은 물론 주민들까지도 '총대 위에 평화가 있다'는 김정일 총비서의 '군사우선주의 정책'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듯한 북한 내부의 분위기가 CNN보도를 통해 미국내에 전달된 것이다.
평소 "평화를 원하지만 구걸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온 북한은 이날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통해 자신들에 대한 '무력 압살정책'을 포기하라는 강력한 의사를 미국측에 보내려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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