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미국발 '폭탄'을 맞고 다시 주저앉았다.
11일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548.29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장 막판에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전날보다 31.16포인트 하락한 557.18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큰 폭 하락세를 보여 지수가 전일보다 7.19포인트 떨어진 85.85포인트를 기록, 다시 9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증시의 폭락 원인은 무엇보다 미국증시에서부터 시작된 반도체주의 퇴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반도체 장사는 끝났다"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전자, 삼성전자를 팔아치워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코스닥도 세계 반도체 주가의 하락으로 인해 정보기술(IT)주의 대표격인 삼성전자가 침체의 늪에 빠진데다 미국 나스닥 시장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 지수가 폭락세를 보였다는 분석.
▲ 외국인, '셀 코리아' 본격화됐나
11일 외국인들은 1천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나타내는 등 9월초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반도체 관련주를 팔아치워 증시 주변에선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 외국인 행보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반도체 비중축소일 뿐이다" "일부 주식편입비중을 축소하려는 현-선물 연계매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외국인이 증시에서 매도한 자금을 본국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비관적 지적도 없지 않다.
특히 증시상황이 워낙 위태로운 모습이어서 자칫 외국인 매도세의 반경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예금부분보장제 시행연기 등의 조치가 구체화될 경우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될 경우 외국인 이탈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거래소 550, 코스닥 75가 지지선될 듯
11일 폭락장에서도 종합주가지수가 550선을 지켜낸 데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550선 밑으로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류가 확산될 경우 반발매수세가 형성돼 시장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여기에다 은행권 구조조정이 실행된다면 은행주를 중심으로 상승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약세를 기조로 한 박스권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닥 시장은 상승추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크게 꺾인 만큼 당분간 지수는 75~95선의 박스권 등락에 머물 것이란 분석. 미국증시와 거래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정도로 시장 기조가 취약해 고객예탁금 증가 등 기초체력이 보강되지 않는 한 상승의 전기를 마련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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