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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에어건... 안전비상,어린이사고 위험성 높아

어린이 사이에 과격하고 스피디한 쾌감을 즐기려는 '이상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선풍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킥보드(kick board)'는 지금까지의 '롤러브레이드' '스케이드보드' 인기를 제쳤으며, 올림픽 이후 사격놀이가 성행하면서 플라스틱 탄환을 쏘는 장난감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들 놀이는 주로 아파트단지 또는 주택가 도로와 주차장 등에서 마구 벌어지면서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 아파트단지에서는 어린이가 킥보드를 타다 교통사고로 숨진 신문기사를 크게 게시해 경각심을 촉구하는 등 안전비상이 걸렸다.

▲킥보드= 올 여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해 10월까지 대구,경북에서 5천대 이상 팔렸다는 게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설명. 길이 50cm 정도 발판에 핸들과 두 개의 발퀴가 달린 꼬마자전거인 킥보드는 한발로 땅을 차며 달리는 빠른 속도감 때문에 전국적으로 대유행이다.

손태교(37.대구시 수성구 사월동)씨는 "저녁시간에 지하주차장 경사로에서 킥보드로 경주하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주차하기 위해 내려가다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무분별한 어린이들의 킥보드 타기에 조바심을 내온 수성구 범물동 한 아파트는 12일 서울에서 5살 어린이가 킥보드를 타다 사망한 신문기사를 엘리베이터 입구와 게시판에 부착, 어린이 단속에 들어갔다.

안전사고는 어린이들이 킥보드를 타는 장소가 대부분 자동차 운행이 많은 주택가나 도로변인데다 제품의 속도 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운동신경이 미숙한 것도 한 원인.

일본의 경우 킥보드는 10대 후반에서 20대에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초.중학생들이 주고객층이어서 안전사고위험이 더욱 높다. 더구나 안전 헬멧등 보호장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헬멧이나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드물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킥보드 생산업체인 삼천리자전거 손원락(39) 대구지점장은 "어린이에게 놀이기구를 이용하지 말라고 하기보다 안전한 곳에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린이들은 제품 기능을 충분히 익힌 뒤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격놀이= 올림픽 사격 영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격놀이 역시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아무 곳에서나 플라스틱 탄환을 쏘아대기 때문에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이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에어건'이라 불리는 권총·기관총 등을 발사하는 사격놀이는 주민과 행인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정도로 요란하다.

현대안과 구본신(40·수성구 만촌동)원장은 "올림픽 이후 사격놀이로 다친 어린이 환자가 하루 1명꼴로 병원에 들른다"며 "각막파열 또는 전방 출혈 등으로 심한 경우 정상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에어건은 올림픽 영향으로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며 "킥보드도 하루 30-40대가 팔리고 있지만 보호장구를 함께 구입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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