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벨상 수상 감격, 내치에도 더욱 힘쓰길"

13일 오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퇴근길을 재촉하던 시민들은 '국가적 큰 경사'라며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14일 오전 관공서, 회사 사무실 등 각 직장에서도 직원들이 출근하자마자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나름대로의 의견을 나눴다.

시민들은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김대통령이 경제불안 해소, 민생현안 해결 및 정치안정 등 내치에 더욱 힘을 써주기를 기대했다. 또 남북관계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미(36.주부)=국민의 한사람으로 노벨상 수상을 축하한다. 그러나 물가상승, 고유가 행진 등으로 제2경제위기설까지 나오고 서민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해 외치에서 내치로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옮겨주었으면 한다.

△이인규(33·남구 대명7동·회사원)=국가적으로 볼 때 환영할 만할 일이며 앞으로 국내문제에서도 노벨상을 탈 만큼 잘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

△이정림 민주노총대구본부 의장=남북간 화해교류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축하를 보낸다. 이를 계기로 산적한 경제현안과 노사관계 해결에 중점을 두고 정국을 풀어주길 기대한다. 남북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일과 국내 노사문제 및 민생 해결이 다같이 중요한만큼 균형있는 관심이 절실하다.

△송영숙(23.가톨릭대 4년)=김대통령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지원이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류승구(달성군 총무과장)=햇볕정책의 결실로 우리민족도 노벨상 수상국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했으며 국민 전체의 경사이다. 다만 정치 경제 민생 등 국내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 내치에 총력을 쏟아야 하며 의료법 공무원연금법 등 현안에 대한 획기적인 안이 마련되길 고대한다.

△금병태(변호사)=우리에게 평화가 소중한 만큼 이번 김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런데 지역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40대 이후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벨 평화상을 돈 주고 산 것처럼 말하는 등 무시무시한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세계(노벨 평화상위원회)의 평가가 김대통령을 근본적으로 싫어하는 지역 정서에 묻히는 것 같아 아쉽다.

△김태일 교수(영남대 정치외교학과)=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국민 모두의 영광이자 한국의 대외 위신도를 높인 쾌거다. 하지만 의약분업 등 민생문제와 정치, 경제 등 국내갈등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한 시점이어서 다소 아쉽다. 이번 수상이 어려운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남북간의 화해와 세계 평화에 앞서 내부적, 사회적 평화정착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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