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절규하는 한 남자의 단말마가 허공에 메아리친다. KBS 2TV가 오는 18일 첫 방송하는 특별기획 드라마 '천둥소리'의 도입부. 주인공 허균이 모반을 꿈꾸다 발각돼 능지처참을 당하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이 장면은 지난 5일 경북 문경시 용사골에 있는 교귀정이란 현판이 걸린 정자에서 촬영됐다. 허균역을 맡은 최재성의 목에는 굵은 밧줄이 감겼다.
"목을 조인 밧줄이 너무 느슨해. 좀더 팽팽히 당겨!" 연출자인 이상우 PD는 연신 고함을 질러댄다. 그럴때마다 공중으로 들렸다 내려졌다를 되풀이 하는 최재성. 최재성을 둘러싼 4명이 사방에서 팔과 다리를 잡아 들어올리고 카메라는 최재성의 일그러진 얼굴을 담아낸다.
실제로는 사람에 의해 들려지는 것이 아니라 5마리의 소가 사체를 끌고 가는 육시(戮屍)를 시키는 장면.
여기서 최재성이 외치는 '누님'은 다름 아닌 허균의 누나 '허난설헌'. 당시 일세를 풍미한 시인이자 여걸로 동생 허균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27세로 요절한 비운의 여인이다.
'천둥소리'는 조선 중기 광해군 시절 혼란스런 사회를 개혁하려 했던 풍운아이자 좌절된 혁명가 허균의 치열했던 삶을 그린 드라마. 주인공 '허균'은 '홍길동전'의 저자로 더욱 알려진 인물이다. 당대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뛰어난 문재(文才) 등 천재성을 지녔지만 상대의 신분을 가리지 않고 사귀는 자유분방함, 거칠 것 없는 행동으로 이목을 끌다 결국 역모가 발각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1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50분에 방송되는 총 50부작으로 예정돼 있다. MBC드라마 '허준'으로 불어닥친 사극 바람이 '천둥소리'에서 어떻게 이어질 지 지켜 볼 일이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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