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향후 주식시장의 '방향타'이다"지난 주에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50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의 폭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증시 폭락의 원인은 중동사태, 미국증시 폭락, 국제유가 급등, 반도체값 하락 등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대외적 악재가 겹친 데다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하는 바람에 결정타를 맞고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반도체주의 비중이 높은 데다 반도체산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업종인 만큼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증시의 '행로'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종합주가지수,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같이 움직인다
최근 동부증권은 우리나라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종합주가지수-필라델피아지수 상관계수는 0.81로 나스닥-필라델피아 상관계수(0.82)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또 종합지수-나스닥 상관계수가 0.71로 오히려 종합주가지수-다우지수 상관계수(0.13)를 넘어섰다. 시가 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필라델피아지수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종합주가지수도 필라델피아지수 및 나스닥지수에 연동되고 있다고 동부증권은 풀이했다.
▲ 반도체경기, '크리스마스 특수'에 달렸다.
북미현물시장에서 64메가 D램의 가격이 10%나 떨어져 개당 5달러대로 폭락한 것은 공급과 수요 양측면의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D램 생산량은 64메가 환산 기준으로 올해초 월 4천400만개와 5천700만개였으나 이번 달에는 6천800만개, 6천700만개에 각각 이를 전망이며 마이크론, 인피니온의 생산량도 크게 늘고 있다.
반면 D램의 최대 수요처인 PC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시장은 전반적인 경기둔화로 PC시장이 냉각됐고, 유럽시장 역시 유로화 약세로 수요가 계속 줄고 있는 실정. 게다가 최근 고유가로 아시아시장을 비롯한 제3세계 PC시장 역시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크리스마스 특수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신학기, 추수감사절과 함께 연중 최대의 PC 수요기간. 만약 크리스마스 수요마저도 살아나지 않는다면 D램 가격은 최대 성수기인 11월에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반도체주 언제 사야 하나
삼성전자가 연중 최저가로 내려앉고 현대전자는 96년 상장 이래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관련 주가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다퉈 이들 주식을 집중 매집해 주가를 띄었던 외국인들이 최근 보유물량을 털어내는 바람에 주가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
추락하고 있는 반도체주의 '바닥'이 어디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반도체 주식의 추락이 반도체, 특히 D램의 경기전망보다도 주식의 수급에서 비롯됐다"며 "반도체주가 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다른 증시전문가들은 "반도체주를 '과다'할 정도로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보여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쪽 펀드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15~20%쯤 더 빠지면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향후 반도체주의 '운명'은 국제 반도체 경기,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달려있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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