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기동력 낙제점외국기자들 집중 포화
17일(한국시간)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B조 쿠웨이트와의 경기가 끝난 뒤 가진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기자회견장은 외국기자들의 한국축구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외국기자들은 이날 쿠웨이트에 0대1로 패한 한국경기를 관전한 뒤 월드컵축구대회 본선에 여러차례 진출했던 한국이 세계대회도 아닌 아시아지역대회에서 이토록 부진할 수 있느냐는 식의 질문을 허정무 감독에게 퍼부었다.
이들은 한국축구의 다양하지 못한 공격 루트, 98년 월드컵대회 때 보다도 못한 조직력과 기동력 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비록 한국이 8강에 직행하지 못하더라도 각조 3위 2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얻어 8강전에서 회생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만 두차례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내용은 낙제점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이번 아시안컵대회에서 라이벌 일본을 제외하고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강호들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축구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본선 8강 진출 실패 이후 한국은 올림픽대표 베스트멤버에다 일본프로축구(J-리그) 출신의 베테랑 홍명보, 유상철, 하석주, 벨기에에 진출한 설기현까지 합류시켜 명예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측면돌파에 의한 평범한 센터링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공격패턴, 상대가 미드필드에서 압박수비만 펼치면 허둥대는 미드필더진, 한번의 정확한 패스에 쉽게 허물어지는 수비조직력 등의 허점을 보이며 과거의 경기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4대1로 대파, 이제 어느팀을 만나더라도 기복없는 자신들 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입증했다.
또한 한국과 같은 조의 중국도 미드필더 리티에와 투톱 양첸, 수 마오첸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공격루트를 개발, 조 선두를 달리며 극동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2002년 월드컵축구에서 16강에 진출하겠다는 한국의 희망은 아시아지역에서 조차 '과욕'이라는 빈축을 사기에 충분하다.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올림픽 8강 탈락 이후에도 지적했지만 선수 발굴에서부터 지도자층까지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까지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현 대표팀체제를 끌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제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빠른 시기'라는 축구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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