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대선 D-20 오늘 마지막 토론회

미국 대통령 후보 마지막 TV 토론회가 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17일 밤 9시)부터 90분 동안 세인트 루이스(미네소타주) 워싱턴 대학에서 열렸다. 이로써 3번의 토론회도 모두 끝났으며, 고어와 부시에게는 겨우 20일의 시간이 남았을 뿐이다.

과연 고어가 재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부시가 굳히기에 들어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지율로 본 판세=선거가 불과 20일 남은 현재까지도 우열은 좀처럼 명확히 가려지지 않고 있다. 초반 부시 우세로 진행되던 판세는 지난 8월 전당대회 이후 고어에 유리하게 전환돼 한달여간 계속됐으나, 이번달 들어 있은 2차례의 토론회 이후 다시 부시가 재역전한 형국이다.

이는 고어의 신뢰성에 의문이 생기면서 부동층이 부시 쪽으로 많이 기울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두 후보는 각각 40% 대의 고정 지지를 확보했을 뿐이며, 나머지 '캐스팅 보트'는 부동층에 쥐어진 채 그때그때 표심에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고 있는 것.

17일자 USA 투데이-CNN-갤럽 여론조사 결과, 부시 47%, 고어 44%로 2차 토론회(지난 11일) 이후 부시가 4회 연속 리드를 지켰다. 같은 날 MSNBC-로이터통신 공동조사에서도 부시가 43%대 41%로 오차범위 내에서 고어를 앞서고 있다.

◇선거인단 수로 본 판세=미국 대선에서는 지지율과 별도로 선거인단 우열이라는 또다른 잣대가 있고, 실제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고도 낙선할 수 있는 것이 미국 대선의 특성인 것.

USA투데이 신문이 16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고어가 앞서고 있다. 캘리포니아·뉴욕 등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임으로써 그쪽 선거인단을 독식, 172명의 선거인을 확보했다는 것. 반면 부시는 우세 지역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그쪽의 선거인단이 적어 결국 확보에서는 열세이다. 텍사스·버지니아 등에서 겨우 153명을 확보한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주를 제외하고는 고어는 동부, 부시는 서부에서 강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승리가 확실해질 수 있다.◇새 변수, 부동층을 잡아라=그러나 지지율에서 나타난 오차범위 내 리드는 통계학적으로 동률을 의미하며, 여전히 부동층이 적지 않기 때문에 어느 후보의 우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두 후보 진영은 미시간·위스콘신 등 부동층이 밀집되어 있는 중서부 지역에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TV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다.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 충돌, 예멘에 정박 중이던 미국 구축함 콜호 테러 사건 등이 최근 들어 잇따라 터졌다. 이 때문에 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까지 초래됐다. 이번 선거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새로 생긴 것이다. 이에 두 후보는 중동사태가 남은 20일 동안 여론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세 보다는 중동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고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가 더 크게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 정책은 당초 대선의 주요 쟁점에 끼이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고어와 부시가 40년만의 최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유가와 금융시장이 중동사태에서 영향 받는다면 대선 판도가 동요할 것은 당연한 일.

클린턴 행정부의 중동사태 처리 방식에 유권자들이 이의를 가진다면 유례없는 번영과 국제사회 안정이라는 클린턴의 유업을 이어받는 입장인 고어에게 불리할 것은 뻔한 이치이다. 한창 유세에 열중하던 고어가 백악관 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즉각 유세를 중단하고 두번씩이나 워싱턴으로 간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마지막 토론회=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오늘 열린 토론회의 비중도 갑자기 높아졌다. 후보들이 더 긴장하는 것도 당연한 일. 고어는 토론회 하루 전날인 16일 지지자들과 함께 가상 토론회를 갖기 위해 세인트 루이스에 도착했으며, 부시는 텍사스에 있는 자신의 주지사 관사에서 토론회에 대비한 마지막 예행 연습을 했다.특히 오늘 토론회는 일반 시민들까지 참석해 직접 두 후보에게 질문하는 '마을 공청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도 고어와 부시는 중동사태 등 대외문제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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