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정국 불안이 갈수록 심화돼,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지고 국민들이 '이민'을 생각하는 등 사회 동요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주가 경우 정부기금 투입 등 부양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폭락세가 계속돼 1996년 전쟁 위기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공황 조짐이 지속되고 있다. 타이베이 증시의 가권(加權)지수는 지난 18일 정부가 국가안전기금과 4대 기금을 동원해 주식을 집중 매입했음에도 불구, 270p나 하락해 5천400p대로 떨어졌다. 이는 1만p를 넘었던 지난 5월 새정부 출범 직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는 증시 방어를 위해 올들어 한화 약 18조원의 증시안정 기금 중 4분의 1을 소진했으나 효과가 없는 상태이다. 반면 대만달러의 가치는 갈수록 하락, 지난 16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기가 양안관계의 불안정, 4번째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탕페이(唐飛) 행정원장의 사퇴 등 출범 5개월을 맞은 정부 내홍이 계속된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한 야당 의원은 18일 천 총통 전기인 '대만의 아들'(臺灣之子)을 빗대 천총통이 '패가(敗家)의 아들'이라고 비난하고, "주가지수가 5천p 아래로 주저 앉거든 대륙과 담판할 필요없이 투항하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심지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수석 국정고문인 리위앤저(李遠哲) 중앙연구원 원장까지 나서서 총통의 통치능력 부족을 호되게 비판하고 나섰다. 노벨화학상 수상에 청렴 강직한 면모로 국민의 신망을 얻어 천총통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던 리원장은 지난 16일 "천총통은 말이 너무 많고 정책의 방향을 도무지 가늠하기 힘드는데다 통치 스타일도 아주 서투르다"고 크게 질책했다이로써 천총통은 "국민으로부터 버림 받고 지인들도 떠나는 고립무원의 위기에 처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천총통과 정부 지지도는 지난 4일 탕페이(唐飛) 행정원장 사임을 계기로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대만인 가운데 20% 가량이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해외 이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지난 1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천36명 가운데 18%가 이민을 고려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민 희망자 중 40%는 정치.경제적 불안정을 주요인으로 꼽았으며, 25%는 교통체증과 고물가.공해 등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들었다. 이민 희망자는 주로 젊은이와 고학력 계층이었다. 대만에서는 10년 전에도 비슷한 수치의 대만인들이 이민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었지만 이유는 교통.공해.주택문제에 대한 불만이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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