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11시쯤 대구시 북구 대현동 경대교 인근 술집. 최근 문을 연 5, 6개의 업소에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과 붉은색 실내조명아래 아가씨들이 행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올해 경대교에서 대현육교사이 도로 양편에 형성된 열 대여섯곳의 이들 술집에는 10대 접대부들의 '홀딱쇼'와 호객행위 등이 판을 치고 있다.
종업원 이모(15)양은 "가끔씩 대학생들도 찾는다"면서 "남구와 서구에는 단속이 심해 최근 이 곳으로 옮겨왔다"고 말했다.
이 동네 최모(42)씨는 "저녁에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을 하기가 겁난다"면서 "신암초교, 대구공고, 경북대 등 학교가 밀집한 이 곳에 퇴폐업소가 판을 쳐 주변환경이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퇴폐향락업이 대구시내 각 구를 넘나들며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지난 97년말 대구시 남구 대명동 속칭 양지로의 퇴폐업소들이 구청의 철퇴를 맞으면서 집중단속을 피해 여기저기 옮겨다니고 있다.
양지로의 퇴폐업소 47개는 지난 98년부터 동구 효목동 속칭 13번도로, 서구 중리동 속칭 공병대네거리, 서구 내당4동 당산로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서구청과 동구청이 위생과 직원과 공공근로요원까지 동원해 이들 업소를 집중 단속하는 바람에 지난해 봄을 기점으로 '퇴폐영업'이 막을 내리는 듯했다.
구청 단속반은 매일 밤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업소앞을 지키며 손님들의 출입을 막는 '문지기식' 단속을 벌여 결국 업주들은 문을 닫거나 일반음식점, 꽃집, 학원 등으로 업태를 바꿨다.
그러나 올해 봄부터 양지로와 13번로 등지에서 쫓겨난 퇴폐향락업소가 북구 대현동에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모텔 등 이른바 러브호텔마저 생겨나 '신흥 유흥가'를 형성한 것이다.
한 주민은 "구청이나 경찰에 연락해도 업소 문이 닫혀있다면서 단속을 제대로 벌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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